합천군, 250억원 물어줘야…영상테마파크 호텔 건립 무산 위기

(합천=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합천군이 합천영상테마파크 내 숙박시설(호텔) 건립 사업이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시행사 대표가 들고 잠적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출금 250억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7일 합천군에 따르면 용주면 영상테마파크 내 1607㎡ 부지에 전체면적 7336㎡, 200실 규모의 숙박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 지난해 10월 착공했다.

이 사업은 군이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행사는 호텔을 지어 군에 기부하는 것이다. 시행사가 20년간 호텔 운영권을 갖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 방식이다.

시행사는 모브호텔앤리조트로 2021년 9월 단독 입찰로 선정돼 군과 590억원 규모의 호텔 조성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시행사는 4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통해 550억원을 대출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호텔은 현재 터파기 공사 단계로 공정률은 6% 정도다.

올해 3월 시행사 측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자재비 급등 등을 이유로 사업비 150억원 증액을 요구했다.

군은 사업비 증액을 위한 타당성을 검토하다가 과도하게 사업비가 지출된 것을 파악했다.

이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사 대표 A씨에 연락을 했지만 지난 4월 19일부터 현재까지 연락이 안 되고 있다.

시행사는 이미 550억원을 대출받았고 신탁회사에는 300억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나머지 250억원은 A씨가 들고 잠적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군은 A씨가 잠적하면서 지난 1일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실시협약 해지로 1년 안에 대체 사업자를 선정해 대출 약정 권리·의무를 이어받게 해야 한다.

하지만 대체 사업자는 대출 재약정, 대출원리금 상환 등 부담을 져야 해 사업을 이어갈 사업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군이 미회수 대출금을 안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실시협약에는 각 기관의 귀책 사유와 관계없이 군이 금융비용 변상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 조건이 있어 실시협약 해지 후 12개월 내 사업자를 선정하거나 대출 원리금을 배상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군에서 변상해야 할 금액은 정확하지 않다. 경찰 조사와 소송 등으로 환수될 수 있는 금액도 있다. 안되면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출금 때문에 대체 시행사 선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 등 고발인 경찰 조사는 모두 마친 상태다. 시행사 대표와는 아직도 연락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군은 모브호텔앤리조트 대표 A씨와 이사 3명, 이 회사 부사장으로 알려진 1명 등 5명을 배임·횡령 혐의로 지난달 31일 경찰에 고발했다. 이선기 부군수를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상급 기관에 감사도 요청한 상태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