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피해자 집 들어갈땐 교복…범행 후 나올땐 피해자 옷
인근 마트에서 시신 훼손 도구 등 구입
수사 초기엔 “진범 따로 있다” 거짓 진술도
- 한송학 기자
(부산=뉴스1) 한송학 기자 =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후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부산 금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40분께 피해자 A씨의 집을 찾아가 살해 후 집에 있던 A씨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정유정은 A씨 집에 들어갈 당시에는 교복 차림이었지만 범행 후 집을 빠져 나올때는 교복이 아닌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범행 흔적이 교복에 남아 이를 숨기려고 피해자 옷으로 갈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신 훼손에 사용된 흉기는 중화요리 집에서 사용하는 도구로 인근 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중국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도구로 안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틀 전 과외 중개 앱을 통해 혼자 사는 A씨에게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며 접근했고,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A씨의 집을 찾았다.
정유정은 A씨 집에 있는 흉기로 A씨를 살해한 후 마트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흉기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한 후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긴 뒤 A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정유정은 다음날인 27일 0시50분께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보관한 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에서 시신을 유기했고, 풀숲 인근 도로변에서 택시 기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시신을 유기한 풀숲은 평소 정유정이 자주 산책을 간 곳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정유정은 범행 석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한 키워드(핵심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정은 평소 범죄 수사 방송과 책을 통해 살인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실제로 살인하고 싶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살인 충동이 생겨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사 초기에 "진범이 따로 있다"고 말하는 등 경찰 조사에 혼선도 줬다.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정유정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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