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장애전문어린이집 아동학대는 ‘최악의 장애아동 인권유린’
학부모·장애인단체·정치권 반발…지역사회 파장
"가해자 엄중 처벌·자격 취소·재발방지책 마련도"
- 한송학 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진주의 한 장애전문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상습 아동학대가 피해 학부모들을 비롯한 장애인단체의 반발 등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했고 장애인단체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정치권에서도 책임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해당 어린이집에서는 교사들이 전원 사직해 1일부터 운영하지 못한다고 갑자기 학부모들에게 통보해 혼란을 겪기도 했다.
1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지난해 6월부터 2개월 정도 4~12세 자폐나 발달장애가 있는 아동 15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개월 동안 폐쇄회로(CC)TV에서만 확인된 학대는 500건 정도 된다.
경남경찰청은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이 어린이집 보육교사, 원장 등 8명(2명 구속)과 법인을 입건해 지난달 31일 검찰에 송치했다.
피해 아동 학부모들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과 함께 학대를 방임한 관계자들도 철저한 조사로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부모들은 "강력한 처벌을 내리지 않고 지나간다면 이런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가해자들의 자격 취소 및 폐원이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진주시청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상습 아동학대 내용을 적은 전단을 돌리며 시민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글도 올렸다. '60일간 신체적 학대만 500여건, 진주 장애전문어린이집 관련자들의 엄벌 및 신상 공개 제도 신설에 관한' 청원은 1일 현재 5000여명이 동의했다. 오는 24일까지 5만명의 국민 동의를 얻고 국회 소관 상임위에 회부, 심사에 채택되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와 진주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서는 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아동학대 사건은 최악의 파렴치 장애아동 인권유린'이라며 아동학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들은 △진주시의 철저한 진상조사 △가해자와 책임자 엄중 처벌 △피해자 회복 지원 △장애인시설 인권실태 전수조사 △장애인시설 종사자 인권교육 의무화 △장애인 학대 제도적 예방 대책 마련 △문제의 어린이집 법인 운영진 총사퇴 등을 촉구했다.
이날 진주시어린이집연합회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어린이집과 보육 교직원으로 고통과 책임을 느낀다며 재발 방지와 안전하고 편안한 보육환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진주지역위원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원장의 거짓말과 처벌불원서와 선처 탄원서 요구 등을 지적하며 원장 자격 취소와 어린이집 폐원, 국공립어린이집 전환, 시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등을 주문했다.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 어린이집은 갑자기 1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조리원, 운전기사 등 원장을 제외한 교직원 11명 전원이 그만뒀다는 이유로 문을 닫는다고 전날(5월31일) 학부모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의 갑작스러운 등원 중단 통보로 시설 재원 아동 19명 중 종일반 7명은 지역의 장애아어린이집에 입소하거나 가정 보육을 하고 있다. 방과 후 아동 12명은 학교 방과 후 교실을 이용하거나 방과 후 지원서비스센터 등을 이용했다.
진주시는 어린이집에 보육 아동 조치 및 보육 교직원 채용 계획을 1일까지 마련해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편 시는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아동학대가 발생한 문제의 어린이집과 원장·보육교사에게 각각 운영 정지 6개월, 자격정지 6개월의 행정처분을 결정해 지난달 31일 통보했다. 어린이집 운영 정지 기간은 아동의 전원 조치를 감안해 2023년 9월 1일부터 2024년 2월 29일까지로 했다.
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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