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살 딸 학대 사망' 친모 "동거녀도 숨진 아이 폭행했다"
재판 증인신문서 진술…동거녀의 성매매 강요·가스라이팅 주장
이전 조사 진술과 달라…친모 "제가 모든 걸 떠안고 가려 했었다"
-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에서 친모의 학대 행위로 4세 딸이 숨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친모가 함께 거주했던 20대 부부도 자신의 딸을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기소된 20대 부부와 동거했던 4살 딸의 친모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열었다.
A씨는 "2020년 9월 온라인 카페를 통해 B씨와 그의 남편 C씨를 알게 됐고 함께 살게 됐다"며 "얼마 뒤 B씨가 '일도 못 구하고 있으면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성매매를 권유했다. 그때부터 성매매가 시작됐다"고 진술했다.
이어 "성매매는 하루에 30만원의 할당량이 있었다. 이 할당량은 B씨가 정해놨다"며 "성매매로 번 돈은 B씨가 관리했다. 나라에서 지원받은 육아수당도 B씨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사망한 당일 B씨가 아이의 눈 쪽에 손찌검했다"며 "저 보는 앞에서 꼬집기도 하고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밥을 몰래 먹거나 대답을 제대로 안 한다는 이유로 그랬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동거 부부가 자신의 딸 D양을 폭행한 사실을 처음 진술했다. A씨는 '그동안 이 사실을 왜 언급하지 않았나'는 판사의 질문에 "당시에는 경찰도 믿지 못했고, 가스라이팅이 너무 심했었던 상태"라며 "모든 것을 제가 떠안고 가려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B씨 측은 D양이 숨진 당일 A씨가 제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날 B씨가 병원에 가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B씨 측은 사망 당일 카카오톡 대화 내역을 공개하며 "B씨가 C씨에게 '(A씨에게) 빨리 병원에 데려가라 하는데도 안 간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B씨 측은 "D양이 눈이 나빠져 병원 진료를 예약한 사람은 B씨였다"며 "B씨가 아이에게 '엄마 밥 주세요'라는 말도 가르쳤다"고 말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남편의 가정 폭력으로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B씨의 권유로 B씨의 부산 금정구 소재 집에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권유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2020년 겨울부터 2022년 12월14일까지 2400여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했다.
B씨는 A씨에게 '아이 교육을 똑바로 시켜라'고 훈계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줬고, A씨는 여러 차례 딸을 폭행한 것으로 검찰을 보고 있다. A씨의 학대 행위가 일어날 때면 B씨는 자리를 비켜주기도 했다.
A씨가 밥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결국 D양은 지난해 12월14일 숨졌다.
사망 당시 D양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9월 D양이 A씨와 함께 부산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또래 아이들과 비슷한 체형이었지만, 영양실조로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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