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공사 사장 사표 수리…‘서울행 징검다리’에 뒷전 밀린 ‘시민 안전’

부산 부산진구 2호선 서면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News1 DB
부산 부산진구 2호선 서면역 승강장이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News1 DB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이 사퇴한 가운데 기관장 부재로 인한 부산 도시철도 안전 문제의 근본 대책 마련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부산시,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사표가 수리됐다. 한문희 전 공사 사장은 중앙 공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 위해 임기 절반인 1년 6개월을 남기고 부산교통공사 사장직을 내려놓았다.

한 전 사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서 소임과 도리를 다하지 못함에 따라 부산시민과 공사 직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에 부산교통공사는 이날부터 이동렬 경영본부장을 사장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 지하철의 잦은 고장 원인으로 전동차 노후화가 꼽히면서 노후화 전동차 교체 등 수천억원의 예산 확보를 필요로 하는 장기 사업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전 사장의 사표가 수리되기 전날인 24일에도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열차가 고장 나 10분간 운행이 지연됐다.

특히 이달 14일 고장 난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는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해 장시간 복구 작업으로 인해 긴급 교통수단을 투입하는 등 시민 불편을 야기하기도 했다. 해당 열차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사고 원인을 조사 받고 있다.

남원철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해당 열차는 통상 1~2개월 조사 후 노후화 외에도 정비 방식, 관리 체계 등 사고 원인이 규명될텐데 업무 체계 개선, 조직 개편 등 전사적으로 대책 마련에 돌입해야 할 때 최고 결정권자의 부재는 장기적인 전망의 부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산교통공사 사장의 임기 중 사퇴가 처음이 아닌 만큼 한 개인의 입신양명이 부산 시민의 안전보다 우선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전 사장인 이종국 전 사장 역시 임기를 6개월 남겨두고 SRT 운영사인 SR 사장으로 자리를 이동한 만큼 지역 공공기관 요직이 ‘서울행 징검다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노조, 사회복지연대, 참여연대 등이 연대한 부산공공성연대는 역시 이날 성명문을 통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 운영에서 기관장의 일방적 의사결정 체계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개선하고 인사 과정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부산시는 지역 주요 공공사업에 공백을 야기하는 ‘임기 중 사퇴’ 선례를 또 남겼다”며 “부산시 도시철도 안전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시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공공기관 운영 패러다임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