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신탁 전세사기로 세입자 보증금 빼돌린 일당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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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세입자들이 살고 있는 건물을 대상으로 담보신탁 제도를 악용해 전세보증금을 빼돌린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병문)는 사기 혐의로 소유자 A씨(35)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가짜 임대인 B씨(54)와 공인중개사 C씨(51)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2월 B씨에게 부산 남구, 금정구 소재 원룸 3개동을 신탁회사에 담보신탁해 대출금을 받은 후 리모델링을 위해 다른 건물로 이사시킨 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담보신탁은 신탁회사에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하면 신탁회사에서 수익권증서를 받아 금융기관에서 대출받는 제도다.

A씨는 2020년 12월 B씨에게 원룸 소유권을 넘기고 담보신탁을 통해 24억원을 대출받았다. A씨는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기 위해 리모델링을 핑계로 다른 원룸으로 이사를 가달라고 요청했다.

세입자들은 A씨로부터 새 원룸의 소유자 B씨가 재력가라 보증금을 문제 없이 반환받을 수 있다고 설명 받았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었다.

A씨 등은 신탁회사의 서면 동의 없이 B씨와 새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 해 우선변제권을 상실시킨 후 리모델링한다는 원룸을 담보신탁으로 제공해 대출금을 받아냈다. 이렇게 3개동을 담보신탁하고 받아낸 대출금은 약 103억원이었다.

세입자들은 우선변제권이 없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고 A씨는 18명의 보증금 8억500만원을 편취했다.

C씨는 B씨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해 세입자들을 속였다.

이와 함께 부산 해운대구에서도 아파트 2동을 신탁회사에 담보신탁해 130억원의 대출을 받고 임차인에게 동의를 받지 않았음에도 피해자 13명의 보증금 6억5200만원을 뜯어낸 건축주 D씨(61)가 구속 기소됐다.

D씨는 공범 공인중개사 2명과 함께 세입자들에게 마치 신탁회사의 서면 동의를 받은 것처럼 속였다. 공인중개사 2명은 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피고인들이 건물을 담보신탁 제공해 거액의 대출을 받은 후 공인중개사를 가담시켜 임차인들에게 소유권 이전 내용을 허위로 설명했다"며 "신탁회사의 임대차 계약 동의에 대한 내용을 허위로 고지하는 등 수법으로 보증금을 편취했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