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 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원 간 갈등…“조합장 사퇴하라”

두 차례 설계업체 선정 무효화...재건축 시공 ‘차질’
조합원 “문제있는 설계업체 선정…조합장 책임져야”

부산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 전경. ⓒ News1 DB

(부산=뉴스1) 강승우 기자 = 부산지역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 삼익비치(남천2구역)의 설계업체 선정이 또 다시 무산되면서 조합원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남천2구역 조합원 30여명은 지난 20일 오후 조합 사무실을 찾아 조합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이사진이 업체 선정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업체를 선정해 두 번이나 선정을 무효화시켰다"며 "이에 재건축 착공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조합은 일신설계종합건축사무소와 설계 계약을 체결했으나 조합원들의 요구를 업체가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을 겪다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다시 업체 입찰에 나서 건원 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설계용역 업체로 선정했으나, 입찰 과정에서 허위서류(직원 수 허위기재)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선정 무효를 통보했다.

이 때문에 일신과의 계약 해지에 따른 법적공방에 이어 또다른 소송에 휘말려 시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조합 내부에서 조합장과 이사진들이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온다.

조합원 A씨는 "당초 설계업체는 단독으로만 입찰할 수 있어 법인이 다른 회사의 직원 수를 포함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조합원들은 조합만 믿고 업체 선정에 동의한 것인데 이러한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은 조합원 전체의 눈을 가린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건원 측에서 직원 수를 허위로 알렸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조합장과 이사진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직무유기"라며 "조합장과 이사진이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현재 3000여명의 조합원들은 대부분 이번 사태에 대해 조합 측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고 주장했다.

또다른 조합원 B씨는 21일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조합에서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을 가르치듯이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에서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공약을 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합원 측은 설계업체 선정이 늦어져 착공 시일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조합장 측에 구상권 청구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1 취재진이 이에 대해 조합장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삼익비치 아파트는 1979년 광안리 해변 인근에 최고 12층, 33개동, 3060가구로 준공됐다. 예상되는 재건축 공사비는 1조2000억원이며 2016년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lordlyk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