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대심도 토사 붕괴 '늑장대응' 감사…L건설, 전조증상 보고 안해

부산시, 나흘 뒤에야 사고 사실 공개

토사유출 사고가 발생한 부산 대심도 터널 내부에서 관계자들이 점검을 하고 있다(부산시청 제공)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시가 대심도(부산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터널 공사장 붕괴 사고 '늑장대응' 관련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3일 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는 대심도 사고 발생 뒤 보고대응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에는 시공사측 공사 관계자들과 담담 공무원들을 불러 한차례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감사위는 정식 감사가 아닌 사고 관련 사실 관계 확인 형태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감사 결과는 다음주쯤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오전 0시40분쯤 대심도 공사 구간(전체 길이 9.62㎞ 왕복 4차로 규모) 중 동래구 온천동 만덕2터널 동래 방향 출구 450m 지점 지하 60m에서 대규모 토사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5t 트럭 40여대 분량(750㎥)의 흙과 돌덩이가 쏟아져 내리면서 터널 일부가 무너졌다.

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전날부터 토석이 흘러내리는 등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시공사인 L건설은 작업자와 장비만 철수시키고 시에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 사고 발생 뒤에도 10시간쯤 지난 25일 오전 11시가 돼서야 시에 사고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토사유출 지점 위치도(부산시청 제공)

시는 사고가 난 지점과 부산도시철도 3호선의 거리는 불과 32m에 불과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지만 부산교통공사측에 사고 사실을 곧바로 알리지 않고 사고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오후 5시쯤 사고 내용을 통보했다.

이어 사고 발생 나흘 뒤인 28일 오후에서야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시와 시공사인 L건설의 '늑장대응'과 '은폐 의혹'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신속하지 못한 보고와 늑장 대응 등 미흡한 부분에 대해 시 감사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시공사 측에도 다양한 민간 전문검증기관을 동원해 정밀안전진단 조치가 이뤄지도록 조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시는 추가 붕괴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터널 천장 보수 작업 등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부산도시철도 3호선은 보강공사 완료시까지 도시철도 속도를 시속 25km로 서행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