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교생 1000여명 “대한독립 만세”…부산에 울린 그날의 함성

부산 동래구에서 1일 오전 10시30분 진행된 ‘동래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에서 거리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2023.3.1/뉴스1 ⓒ News1 강승우 기자
부산 동래구에서 1일 오전 10시30분 진행된 ‘동래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에서 거리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2023.3.1/뉴스1 ⓒ News1 강승우 기자

(부산=뉴스1) 강승우 기자 = 부산 동래구에서 지난 2019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된지 4년만에 ‘동래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진행됐다.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3.1독립만세운동 재현 거리 행진은 관내 고교생 1000여명이 중심이 돼 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만세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행진은 동래고를 출발해 박차정 의사 생가 앞을 지나 수안인정시장으로 이어졌다. 시장 내 사거리에서는 ‘애국시민을 구출하라’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거리를 행진하던 사람들 앞을 일본군이 막아섰지만 관람하던 시민들의 만세 삼창으로 이를 뚫고 행진을 이어갔다.

한복을 입고 거리 행진에 참여한 동래여고 이모양(18)은 “직접 한복을 입고 만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하니 이번 3.1절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며 “독립운동가들이 어떤 심정으로 만세를 외쳤을지 조금은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거리 행진의 목적지는 동래시장이었다. 시장 내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는 풍물 연주, 단막극 ‘삼월 아리랑’과 함께 ‘독립군가’를 주제로 비보잉 퍼포먼스를 진행해 다양한 연령층의 볼거리를 제공했다.

부산 동래구에서 1일 오전 10시에 ‘3.1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의 ‘광야의 바람 박차정’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2023.3.1/뉴스1 ⓒ News1 강승우 기자

구는 거리 행진이 이어진 인근에 위치한 동래부동헌에서 태극타투 부스 운영, 태극바람개비 만들기, 크로마키 촬영 체험 등을 진행했다.

가족과 함께 행사를 찾은 정모씨(38)는 “오랜만에 삼일절 행사를 한다고 듣게 돼 가족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삼일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거리 행진에 앞서 동래고 운동장에서 진행된 기념사에서는 학생 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장준용 구청장과 김희곤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장 구청장은 “오늘 뜻깊은 104주년 삼일절을 맞이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바친 민족대표 33인과 순국선열들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기념사 이후에는 박차정 의사의 독립을 위한 희생을 기리는 ‘광야의 바람 박차정’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박 의사는 1910년 5월8일 동래구 복천동에서 태어나 1944년 5월27일 3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독립을 위해 싸웠다.

부부가 함께 행사를 관람하던 박모씨(65)는 “독립을 위해 희생한 우리의 선열들을 기리고자 행사에 왔다”며 “그들의 희생을 기억해야만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lordlyk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