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단체 "황령산 유원지 조성계획 취소하라"
-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최근 부산 황령산 유원지 조성계획안이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환경회의와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3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황령산 유원지 개발 계획을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황령산은 도심 정중앙의 숲으로 부산진구, 연제구, 남구, 수영구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휴식과 치유의 장”이라며 “부산시와 개발업체는 황령산의 생태환경적 기능과 가치를 무시하고 관광을 빙자한 개발 논리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발 장소가 시민들의 공유재인 황령산 정상부이며 거대 구조물이 한번 들어서면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단체는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가 2008년 이후 수년간 방치된 황령산 스키돔 스노우캐슬을 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부산시는 개발의 정당성과 적합성을 공개적으로 다루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며 “기후위기와 생물종 다양성 보존이 시대를 대표하는 의제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에 “황령산 보전과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찬반 논의를 추진하라”며 “개발을 유보하고 현명한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황령산 인근 주민 30여명도 참석해 개발 계획 반대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28일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심의를 열고 ‘황령산 유원지 및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결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사업은 황령산 정상에 25층 높이의 봉수전망대와 전포동까지 잇는 로프웨이를 설치하는 것으로 민간사업자인 대원플러스그룹은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공원위원회, 교통·재해·환경영향평가, 건축심의, 경관심의, 구조심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황령산은 부산 시내 전망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야경 명소로 유명하다. 정상에는 조선시대 때 왜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알리기 위해 설치한 봉수대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oojin7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