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인파 사고 막자…부산불꽃축제에 등장한 'DJ폴리스'
"주머니서 손빼고 천천히 이동하세요"…혼잡 덜한 장소 안내
"이태원 참사 기억" 방한복 중무장 시민들 경찰 안내에 호응
- 이유진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중심을 잃지 않도록 천천히 이동해주세요.”
부산불꽃축제가 열리는 17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 도로에는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되기 4시간 전부터 인파관리를 위한 'DJ폴리스'가 등장했다.
이날 오후 3시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는 일본의 'DJ폴리스' 기능을 구현한 '혼잡안전관리차량' 8대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배치됐다.
DJ폴리스는 콘서트장의 DJ처럼 경찰이 지휘차 위에 올라가 길 안내 등 인파를 관리하고 군중사고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거리에서 활용되면서 알려졌다.
경찰관 2명은 혼잡안전관리차량에 올라가 인파를 내려다보며 “저희는 여러분의 안전지킴이”라며 “날씨가 춥지만 안전을 위해 주머니에서 손을 빼달라”고 안내했다.
이어 “민락수변공원이나 삼익비치 쪽으로 가면 혼잡도가 덜할 수 있다”며 “귀가 시에는 인원이 적은 수영역, 민락역으로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추위에 대비해 패딩, 목도리, 모자 등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경찰관을 향해 인사를 하거나 안내멘트에 대답하며 호응했다.
혼잡안전관리차량 LED스크린에는 안전 관련 멘트가 표출됐다.
축제 시작까지 몇 시간이 남아 많은 인파가 몰리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다.
이날 축제에는 경찰관이 약 70㎝ 높이의 간이사다리에 올라가 메가폰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일명 '키다리 경찰관'도 7곳에 배치됐다.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는 이번 부산불꽃축제에 1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축제가 시작되기 4시간 전부터 주요 도로에는 경찰, 소방, 의용소방대원, 공무원 등 5000여명이 배치돼 인파관리 계획을 점검하고 있었다.
지난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열리는 전국 최대 규모 행사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관람객보다 경찰과 소방 등 관리 인력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이태원 참사 후 열리는 대규모 축제인 만큼 모두가 안전관리에 총력을 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17회째를 맞는 부산불꽃축제는 불꽃으로 부산을 노래한다는 뜻의 '부산 하모니(Harmony of Busan)'를 주제로 이날 오후 7시부터 광안리 해변과 해운대 동백섬, 남구 이기대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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