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였다" 변명…연기학원 제자들 성폭행한 원장 '징역 6년'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제자들에게 특정 종교를 강요하며 집으로 데려와 성범죄를 저지른 연기학원 원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씨(30대)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부산 남구 한 연기학원 운영자이자 교회 강도사인 A씨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자신의 주거지나 연습실 등에서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한 원생 4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주로 '딸을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 와달라'며 집으로 유인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종교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잠시 쉬어가라고 유도한 뒤 강제추행을 시도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거부 의사를 나타내도 위력으로 성폭행했다.

A씨는 연기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닌 학생들에게 교회를 함께 다니게 하면서 신앙심을 강요했다. 연기 수업에서 '문학의 최고는 성경이기 때문에 연기하려면 성경을 공부해야 한다'고 세뇌하는 방식이었다.

본인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소외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A씨가 있던 교회는 평소 교회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하면 '사탄에게 조종당해 지옥에 끌려가 고통받는다'고 가르쳤고, A씨는 교회를 나가려는 피해자들에게 '나중에 심판당한다'고 겁박하기도 했다.

A씨는 피해 여성들과 연인 관계이고 합의 하에 스킨십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왜곡된 신뢰 관계를 갖게 해 원하지 않은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의 경위와 수법, 피해자들의 연령 등을 비춰 보면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고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하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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