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붕괴 부산 서구 급경사지, 복구공사 내년 하반기로 연기

구 "기본설계 입찰 과정서 업체선정 지연, 착공 미뤄져"
2023년 연말 완공 예정 …우수기 겹쳐 추가 사고 우려

지난 9월 한 시내버스가 지난해 붕괴사고가 발생한 부산 서구 암남동 급경사지 도로 옆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 News1 DB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지난해 6월 붕괴 사고가 난 부산 서구 급경사지에 대한 복구 공사가 내년 하반기로 미뤄졌다. 내년 말에야 공사가 끝나 우수기 대형 사고 위험성이 커진 상황이다.

14일 부산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에 붕괴 사고 난 서구 암남동 급경사지의 복구공사가 2023년 7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당시 날씨와 상관없이 발생한 붕괴 사고는 급경사지 50m 높이에서 흙과 함께 돌이 떨어져 인근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치면서 발생했다. 붕괴한 면적만 17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출동한 경찰과 구청 관계자가 한동안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를 통제하면서 차량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해당 지역 인근에는 부두가 있어 컨테이너 등 화물차의 이동이 많은 편이다.

이에 구는 지난 9월 기본설계에 착수해 이르면 내년 초쯤 착공에 들어가 우수기 이전에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하지만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업체 선정이 지연되면서 착공이 미뤄졌다.

구 관계자는 "11월 초부터 기본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설계가 끝나는 대로 공사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복구공사가 2023년 12월 말에나 끝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공사 기간이 통상 장마철과 태풍 발생 시기와 겹치면서 추가 사고 우려가 나올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올해 발생한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에는 토사가 무너지는 등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힌남노 북상 직전 인근 물류업체에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시민들이 2차 사고를 우려하기도 했다.

사고 발생 직후부터 현재까지 구는 8m 높이의 낙석방지책과 3단 톤마대(908개)를 임시방편으로 설치하고 폐쇄회로(CC)TV를 통해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복구 공사에 필요한 예산은 100여억원인데, 현재 10억원 정도 확보했다"며 "기본설계가 끝나면 행정안전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은 2019년 붕괴위험등급 D등급을 받았지만, 땅 소유주의 반대로 그간 해당 지역에 안전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고 원인이 땅 소유주의 안전조치 이행명령 미이행에 있는 만큼 구상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는 붕괴 사고가 난 부분을 절토한 뒤 콘크리트 등을 이용해 계단 형식으로 옹벽을 구축하는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부산의 급경사지 695곳 중 붕괴 우려 지역은 7곳이다. 지역별로는 사하구·서구 각 2곳, 영도구·중구·강서구 각 1곳이다.

hun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