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향해 전세계가 1분간 묵념…유엔참전용사 추모식

한덕수 총리 "북한 무력도발에도 반드시 평화 수호"
위트컴 장군에 무궁화장 추서…그룬디씨 등 참전용사 3인 안장

한덕수 국무총리, 박민식 보훈처장, 박형준 부산시장, 앤드류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 등 참석자들이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인 ‘턴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행사가 열렸다.

턴투워드 부산은 11월11일 오전 11시 1분간 전세계인이 유엔참전용사가 영면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하여 묵념하며 추모하는 행사다.

이날 오전 10시50분쯤 22개 참전국기, 태극기, 유엔기가 차례로 입장했다.

이어 카운트다운을 시작해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추모 사이렌 소리와 함께 유엔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리는 묵념이 1분간 이어졌다. 유엔전몰장병들을 기리는 조포 21발도 하늘을 향해 발사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참석이 어려웠던 유엔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유엔기념공원을 찾았다. 15개국 114명의 유엔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참석했다.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서 블랙이글의 추모비행이 진행되고 있다. 2022.1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 박민식 보훈처장, 박형준 부산시장, 앤드류 해리슨 유엔군 부사령관 등도 참석해 유엔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또 이날은 6·25전쟁 당시 부산에서 미 육군 제2군수기지사령관을 지내며 전후 부산 재건에 힘쓴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이 추서됐다.

한 총리가 장군의 딸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한 총리는 추도사에서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무력도발을 하고 있지만 유엔참전용사의 숭고한 뜻을 받들기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반드시 수호하겠다”며 “72년 전 세계 22개국은 사상 처음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명예를 드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유족들이 11일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 앞서 묘역을 찾아 추모하고 있다. 2022.11.1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날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는 추모비행을 펼치며 하늘에 태극 마크를 그렸다.

추모식 이후에는 제임스 그룬디(영국), 마티아스 후버투스 호헌봄(네덜란드), 에두아드 율리우스 엥버링크(네덜란드) 등 유엔참전용사 3인의 안장식도 거행됐다.

시신수습팀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그룬디씨는 1988년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유엔기념공원을 찾은 후 30년 넘게 매년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전우들의 희생을 추모했다.

그는 2019년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노고를 인정받아 부산 남구 명예구민패를 수여받았다. 이어 지난 6월에는 부산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그는 "한국에 있는 전우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지난 8월 작고했다. 그룬디씨의 유해는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로 이날 정식 안장될 때까지 대전현충원 충혼당에 임시 안치 중이었다.

11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유엔참전용사 안장식에서 영국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그룬디씨의 유족이 헌화하고 있다.2022.11.11/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박민식 보훈처장은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은 유엔참전용사 한분 한분의 숭고한 인류애와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당신들이 지킨 자유와 평화의 땅 대한민국에서 전우들과 함께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씨가 부산을 향해 묵념할 것을 제안하면서 매년 11월11일 오전 11시를 기해 추모식이 진행됐다. 2020년에는 11월11일이 법정기념일인 ‘유엔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로 지정됐다.

oojin7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