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남고 이전에 진통 예상…"행정예고서 취소 가능성"
교육부 중투위 이전안 통과…주민·구의회 반발
"서울 중학교 폐교 취소된 적 있어…대응방안 모색"
-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이전문제를 두고 찬반의견이 팽팽했던 부산남고가 강서구로 이전이 사실상 확정됐다. 이전을 반대한 주민과 기초의회에서는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반발하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부산시교육청은 27일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위)에서 '2026년 명지신도시 고등학교 설립안(부산남고 신설대체이전)'이 통과됐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있던 부산남고는 가칭 강서구 명지1고교 부지에 2026년 3월까지 학교를 옮긴다.이전할 부산남고는 416억원을 투입해 1만5762㎡ 크기의 부지에 총 37개 학급, 100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부산남고에서는 내년까지만 신입생을 받는다. 이 학생들이 2026년 2월에 졸업하면 그해 3월부터는 강서구 명지신도시에 마련된 새 학교에서 입학생을 받는다.
그간 학교 이전을 반대했던 주민과 기초의회에서는 대응 방안을 모색해 철회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중투위가 통과되더라도 행정예고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의견이 충분히 수렴됐다고 판단되면 이전이 확정된다.
영도 주민들로 구성된 단체 '부산남고폐교반대영도주민행동' 측은 "3년 전 서울의 한 중학교가 행정예고 과정에서 폐교가 취소된 적이 있었다"며 "추후 학부모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영도구의회 측은 "원도심 영도에서 학령인구 감소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예견됐다. 하지만 교육청은 그동안 관련된 고민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대뜸 이전하겠다고 한다. 3년 전 국정감사에서 요구한 주민의견 수렴도 없었다"며 "항의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전될 강서구 지역에서는 매년 인구 유입에 따라 학령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전을 환영하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부산 북·강서을) 국회의원은 "명지신도시 고등학교 신설을 통해 강서구의 학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학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55년 영도구 동삼동에 개교한 부산남고는 영도에서 가장 오래된 고교지만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2019년 입학생이 100여명에 불과했다. 올해 기준 재학생은 269명에 학급평균 학생 수는 14.9명으로, 부산지역 전체 학급평균 학생수 20.5명에 못 미치고 있다. 이에 부산남고총동창회를 중심으로 학생 수가 적어 내신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가 어렵다는 등 대학 입시에 불리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시교육청은 2019년 11월 부산남고총동창회가 실시한 자체 용역에서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반영해 본격 추진에 들어갔다. 당시 부산남고는 2024년까지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로 계획됐지만, 인근 주민을 중심으로 이전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자 관련 사업이 보류됐다.
시교육청은 최근 2년 동안 여러 관계자와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고 보고 올해 하반기부터 부산남고 이전을 재추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남고 이전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행정예고 후 이전이 최종 확정되면 부지는 인근 부산체육중고교와 연계해 학생스포츠복합문화센터를 운영하거나 주민을 위한 체력단련실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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