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쓰레기 방치'…시작과 끝이 아쉬운 영도다리축제

지난 16일 축제 끝났지만 땅바닥엔 현수막과 일회용 접시
닷새 만에 영도구청 정비…축제 개최 전엔 젊은 직원 반발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아미르 공원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쓰레기는 지난 16일 종료된 영도다리축제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재는 영도구청이 모두 정리해 사라진 상태다. 2022.10.20/뉴스1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부산 영도구의 대표 행사인 '영도다리축제(지난 14~16일)'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났지만 관련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구는 뉴스1의 취재가 시작되자 쓰레기를 치우는 데 급급했다.

영도다리축제가 끝난지 나흘이 지난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동 아미르 공원. 잔디밭에는 축제에 사용된 각종 물품과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영도다리축제라고 적힌 현수막 무더기와 무대 설치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각목 형태의 구조물, 케이블 타이, 밧줄이 땅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일회용 접시와 캔 커피, 플라스틱 생수병도 보였다.

앞서 14~16일 영도구는 이 일대에서 제30회 영도다리축제를 열고 무대 공연을 펼쳤다.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아미르 공원에 영도다리축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수막과 구조물이 버려져 있다. 현재는 영도구청이 모두 정리해 사라진 상태다.2022.10.20/뉴스1 백창훈 기자

하지만 축제가 종료된 지 며칠이 지난 시점에도 관련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아 주민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이곳은 평소 주민들이 산책장소로 애용해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다.

주민들은 축제를 즐긴 시민의식도 문제가 있지만, 무대 설치에 사용된 각종 장비가 발견된 만큼 영도구청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

주민 양모씨(50대)는 "지난 19일에는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쓰레기양이 많아 한 주민이 구청에 항의 전화를 하기도 했다"며 "이제 치워겠거니 하고 나와봤는데, 20일 오후에도 방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모씨(50대)는 "축제 때마다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늘 시민의식이 강조되는데, 구청 측이 사용하고 버린 물품이 더 많이 보여 관람객만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 중이던 김모씨(60대)는 "평소에는 공원관리가 잘 돼 강아지와 자주 산책했는데, 오늘 이 광경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며 "강아지가 쓰레기를 주워 먹고 탈이 날까봐 일찍 귀가한다"고 말했다.

구는 취재가 시작되고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자 21일 오전 부랴부랴 쓰레기 치우기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 나가 직원 3명과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 치웠다"며 "그동안 매번 무대 철거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불편을 겪으신 모든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부산 영도구 아미르 공원에 영도다리축제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수막과 구조물이 버려져 있다. 현재는 영도구청이 모두 정리해 사라진 상태다.2022.10.20/뉴스1 백창훈 기자

올해 영도다리축제는 시작과 마무리 모두 아쉬운 행사로 남게 됐다. 축제 개최 전에는 젊은 공무원 중심으로 '업무 외 부당지시'라는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구가 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퍼레이드 공연을 기획했는데, 동 소속 공무원들이 이 공연에 분장한 뒤 구호를 외치는 형식으로 동원될 수 있다면서 반발한 것이다.

여기에 당초 이 퍼레이드는 동별 경쟁전으로 진행돼 행사에 참여하는 직원의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와 구가 경쟁 요소를 없애기도 했다.

hun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