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래 많노"…힌남노 영향에 '멸치 천국' 된 부산 해수욕장
- 백창훈 기자, 김영훈 기자
(부산=뉴스1) 백창훈 김영훈 기자 = "우~와, 뭔 멸치가 이래 많노."
15일 낮 12시쯤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해양레포츠센터 앞에 있던 시민들은 연안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멸치떼를 목격하고 탄성을 질렀다.
굵직한 멸치 수백 마리가 시민들이 던진 그물에 걸려 한가득 올라왔기 때문이다.
잡힌 멸치의 크기는 약 10㎝로 햇빛에 반사된 비늘이 반짝거렸다.
시민 A씨는 "회로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해 보인다"며 "해수욕장 앞에서 수천 마리의 멸치떼가 잡히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웃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다른 시민들은 뜰채 등 멸치를 잡기 위한 도구를 서둘러 챙겨와 무릎 높이까지 오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주변에서는 이미 멸치를 한가득 잡은 시민들이 미리 준비한 스티로폼 박스에 옮기느라 분주했다.
시민 B씨는 "멸치가 많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며 “지인들에게 오늘 잡은 멸치를 선물로 줄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송도해수욕장에서 멸치떼가 발견되기 시작한 건 2~3일 전부터다.
바닷물 속에 수만 마리의 멸치떼가 몰려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일부 주민들은 멸치잡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안으로 몰려든 멸치 떼는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도 발견됐다.
수산분야 전문 연구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6일 부산을 휩쓸고 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멸치떼가 연안에 몰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태풍 영향으로 강한 풍랑이 불면서 멸치가 떠밀려 왔거나, 안정적인 서식처를 찾다 보니 이곳까지 올라오게 된 것 같다"며 "이상기후와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멸치의 크기가 8㎝ 이상이면 대멸(큰 멸치)로 구분하는데, 송도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멸치가 이에 해당한다"며 "광안리해수욕장에 발견된 건 평균 5~7㎝ 정도라 중멸 정도 된다. 잡은 멸치는 먹어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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