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항 차량 추락사' 동거남 친형 증인 출석…"거짓말에 배신감 커"
"여동생, 사고 직전 의사소통 거의 불가능…남동생, 이모한테 투자 사기"
-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동거남의 여동생 사망 보험금을 타기 위해 부산 바다에서 차량 추락사를 꾸민 이른바 '동백항 추락사' 사건과 관련해 동거남의 친형이 "거짓말해온 동생한테 실망이 크다"고 진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13일 304호 법정에서 동백항 추락사와 관련해 자살방조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2·여)와 공모한 동거남 C씨의 친형 B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열었다.
B씨는 C씨가 둔치도·동백항 사고와 관련해 사실대로 말한 적이 없었으며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C씨가 여러 차례 거짓말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B씨는 "둔치도 사고 이후 여동생 집에 갔는데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고 거동이 어려워 보였다"며 "동백항 사고 당일 아침에 C씨에게 여동생 건강 상태에 대해 물었더니 괜찮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C씨가 동백항 사고 당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조카를 보러 갔다가 바람을 쐬러 동백항에 갔는데 사고로 바다에 빠졌고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거짓말인 것을 깨달았다.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어릴 때부터 여동생과 C씨가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다"며 "뇌종양이 재발한 여동생에 대해 수술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동생(C씨)에게 이야기했는데 여동생이 병원 치료를 거부한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B씨는 "C씨가 남긴 재산은 없고 부채만 있다. C씨는 사망 전 인터넷 불법 도박을 하기도 했고 대부업체로부터 2억원을 빌리는 등 빚이 많다"며 "큰이모한테도 투자 사기를 벌여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A씨에 대해선 "그동안 3~4번 정도 봤는데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처음 봤다"며 "첫인상은 순해 보였고 낯을 많이 가린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C씨와 공모해 C씨의 여동생이 가입한 6억5000만원 상당의 자동차 사망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살인극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여동생이 뇌종양을 앓은 점을 악용해 범행을 꾸몄다.
이들은 지난 4월18일 여동생이 타고 있던 티볼리 차량을 강서구 둔치도 강에 빠지게 하는 방법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방조했다. 하지만 인근을 지나던 목격자에 의해 구조됐다.
이후 A씨는 여동생 명의로 가입된 자동차 보험을 자신의 스파크 차량에 이전한 뒤 스파크 명의를 여동생에게 이전했다. 지난 5월3일 C씨는 여동생을 스파크 차량의 운전석에 태우고 자신은 조수석에 탑승한 뒤 동백항 바다에 빠지게 했다.
C씨는 문을 열고 자력으로 대피했지만, 거동이 불편했던 여동생은 차에서 숨졌다.
A씨는 범행 한달 후 구속됐다. C씨는 지난 6월3일 경남 김해 한 농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돼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됐다.
A씨는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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