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모텔과 원룸 빌려 대피, '힌남노'에 부산 비상 3단계 돌입
6일까지 최대 400㎜ 비·강풍…부산 학교 전면 원격수업
해운대 상가 150곳 대피 권고, 모래주머니 쌓고 차수벽 설치…하늘길·뱃길 끊겨
- 이유진 기자, 노경민 기자, 백창훈 기자
(부산=뉴스1) 이유진 노경민 백창훈 기자 =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 서귀포 해상으로 북상하면서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접어들고 있는 부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산은 5일 저녁부터 6일 아침 사이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산시는 이날 비상 대응에 돌입했고 재해 우려 지역 주민들은 사전 대피에 들어갔다.
5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은 이날 오후 6시부터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보됐다.
6일 오후에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날 전망이지만 태풍 여파로 6일까지 최대순간풍속 40~60㎧로 세게 불고 물결도 3~12m로 매우 높게 일겠다.
현재 부산은 일부 지역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0~300㎜로 최대 400㎜까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6일 오전 4시31분은 만조시각과 겹치기 때문에 저지대는 침수에 주의해야 한다.
이에 부산시는 이날 비상대응태세를 최고단계인 비상 3단계로 격상하고 7600여명 시 전 직원이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계획했던 파리 출장(5~8일)을 취소하고 시청으로 복귀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도 비상 3단계에 돌입해 가용 소방인력 50% 이상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종합상황실 신고접수대도 기존 68대에서 88대로 늘렸다.
부산 모든 학교도 6일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한다.
남구는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과 사면·옹벽·담장·건물 붕괴 위험이 있는 지역 67세대 78명에게 사전 대피명령을 내렸다.
해운대도 월파 우려에 대비해 해안가인 마린시티, 청사포, 미포, 구덕포 상가 150곳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인근 학교로 대피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상습침수지역인 동구 자성대 아파트 주민들도 여벌 옷과 세면도구를 챙겨 인근 모텔과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각종 살림도구는 테이블 위로 올려 물에 젖지 않도록 했다.
주민 김모씨(60대)는 "빈집이 걱정돼 아파트 바로 앞 원룸을 하루 빌렸다"며 "집에 흙탕물이 들어올 것에 대비해 콘센트는 테이프로 막아놨다"고 말했다.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와 동구 자성대 아파트는 모래주머니와 차수벽을 설치해 침수에 대비했다.
부산 김해공항 항공편도 무더기로 결항됐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오전 6시50분 제주행 에어부산 BX8101편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편수 134편 중 86편이 사전 결항됐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이날 전편이 결항됐다.
부산 선박 운항은 5일 0시부터 중단됐다. 항만에 있는 선박들은 대부분 육지로 피항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전날부터 비상대응 단계를 비상대책반에서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해 상황대기반이 24시간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원전의 안전을 위해 지난 4일 오후 11시부터 부산 기장군 고리2·3·4호기 발전기 출력을 30% 이하로 낮춰 운전하고 있다.
힌남노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제주도 서귀포 남남서쪽 약 390㎞ 해상에서 시속 23㎞로 북진하고 있다.
6일 오전 9시 부산 북북동쪽 약 8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예보됐다.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43㎧, 강도는 ‘강’일 것으로 예상된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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