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음주운전 봐 줘야"…이재운 거창군의원 발언 논란

(거창=뉴스1) 김대광 기자 = 이재운 거창군의원이 1일 경남 거창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농번기 음주운전을 눈감아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 의원은 피감 부서인 안전총괄과 질의에서 "농민들이 고된 일을 하다 보면 약주를 한 잔씩 하고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도착하는 게 119구급대다. 119구급대가 환자만 이송하면 되는 데 경찰에 음주운전 신고를 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사자들과 경찰이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며 "소방서에서 일부러 경찰서에 신고하는 일이 없도록 (기관협조)조치를 해달라"고 안전총괄과에 요구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 음주 사고 예를 들며 "음주 후 오토바이라든지 차를 이용하는 것은 잘못은 맞다. 그렇지만 피해자들은 음주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지원이 안 되다 보니까 병원비 많이 들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다"며 "주민들을 위해서 조금 눈감아 주시는 게 좋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이 정상적인 집행을 하는 건 맞다고 보고 있지만 그래도 지역 주민들이 피해가 안 가는 범위 내에서 조치해야 한다"며 "119는 응급조치하고 이송하는 데만 충실해줬으면 하는 제 마음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거창소방서는 "음주운전은 경찰 요청에 의해 공조하고 있다"며 "교통사고 발생 시 소방서는 경찰과 협력해 사고를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119구급대 단독 출동 경우에 폭행과 상해 등 범죄 사실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에 관련 사실을 알려 조치한다. 구급대원들은 인명구조와 구급활동 고유 업무만 수행한다"며 "경찰이 인지하고 있는 부분을 굳이 신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말한 지역 음주 사고와 관련해 거창경찰서는 "119구급대와 해당 파출소 직원이 함께 출동해 음주 감지기로 음주 상황을 확인한 상황"이라며 "부상 정도에 따라 먼저 병원 이송 후 교통사고 조사팀에서 음주 사실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주운전은 법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눈 감아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후에 속계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vj377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