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항 부두 잇따른 안전사고 대책없나…"보행로 무용지물"
두달 걸린다던 보행로 조성 1년 넘게 완성 안돼
"보행로 침범 등 적재물 통제 안돼 곳곳 사고위험"
-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 사하구 감천항 부두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관리감독기관의 대책마련은 더디다. 당국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23일 오전 감천항 중앙부두 야드에서 하역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지게차가 지나가던 부두 관계자 50대 A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정면에서 들이받았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지난 5월3일에도 감천항 부두에서 근무 중이던 50대 청원경찰이 지게차에 치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최근 3년간 감천항 부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물류협회를 통해 확인된 것만 36건이다. 2020년 13건, 2021년 21건, 올해 6월까지 2건이 각각 발생했다.
감천항 부두 관계자에 따르면 야드 곳곳에 쌓여있는 적재물 때문에 크레인이나 지게차 등 운전자의 시야가 확보 안돼 자전거로 이동하는 작업자들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다. 과다하게 쌓인 적재물이 갑자기 쏟아져 내릴 경우 보행자를 덮치는 사고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감천항 부두의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되면서 당국이 사고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리감독기관인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9~10월 두달에 거쳐 감천항 부두 보행로 설치작업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부만 설치한 상태다.
현장 근로자들은 "보행로는 무용지물"이라며 "보다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다. 한 부두 관계자는 "통행로가 부두 전반에 충분히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니다. 통행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작업자들이 적재물 관련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보행로를 가로지르거나 침범한 상태로 작업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사자간 해결하고 넘어간 사고까지 합치면 감천항 부두 사고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건수 보다 훨씬 많다"며 "기본적으로 안전 질서가 잡힐 수 있도록 부산항만공사측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근로자 인식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마련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두 관계자는 "적재물이 선석(배를 대는 자리) 등 적재하면 안 되는 구역까지 불법으로 쌓여있지만 관리감독도 안 되고 통제도 안 돼 곳곳이 사고 위험 구간이다. 지난해 국감때 부두 적재물과 안전사고 문제가 지적된 바 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부산항만공사 감천사업소 관계자는 적재물 문제와 관련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선석 담당자와 시설담당자들이 매일 현장 관리감독을 진행하고 관련 기준 위반 시 시정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안전 관련 인식개선 활동은 관련 근거가 없어 애로가 많았다. 이달 항만안전특별법 시행으로 항만종사자에 대한 의무화가 된 만큼 관련 교육과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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