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11억8000만원 꿀꺽, 보험사기 일가족 7명 잡혀…2명 구속

10년간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며 알아낸 정보로 91개 보험 집중가입
진단 어려운 질병으로 반복 입원…중소병원 37곳 옮겨다녀

부산경찰청 전경. ⓒ 뉴스1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10년간 보험 설계사로 근무하면서 알아낸 정보를 이용해 보험금 11억8000만원을 가로챈 50대 등 일가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보험 설계사 출신 A, B씨(50대) 등 일가족 7명을 검거해 A, B씨 2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과거 병력을 숨기고 91개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상해)나 질병을 가장해 총 244회에 걸쳐 11억8000만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B씨는 사실혼 관계로 2004년부터 한 보험사의 보험 설계사로 10년간 근무했다.

이들은 근무 중 입원 일당과 수술비 등 고액의 보험금이 중복 지급되는 보험상품과 보험금을 쉽게 지급받을 수 있는 상해 및 질병의 종류를 알아내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 B씨는 본인과 자녀들 명의로 91개의 보장성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해 매월 200만원 상당의 보험료를 납부했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계약 전 알림 의무사항’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입원치료 중일 때도 추가로 보험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고 경위가 명확하지 않고 진단이 어려운 질병으로 입원한 뒤 보험금이 지급되는 입원 일수까지만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다시 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등산 중 넘어졌다며 골절, 요통을 이유로 해운대구 한 병원에 21일간 입원해 보험금을 받은 뒤 퇴원해 비슷한 이유를 들며 해운대구 다른 한의원에 22일간 입원해 또 다시 보험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경미한 상해나 질병으로 통원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도 부산·양산에 있는 중소형 병원 37곳을 옮겨 다니며 반복 입원했다.

경찰은 보험회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험사기는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보험가입자에게 손해를 가하는 범죄이므로 시민들의 관심과 신고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oojin7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