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화물과적과 평형수 부족이 원인"

한국선급 "증축때 평형수 5배 늘리는 조건 복원력 검사 통과시켜"
"과적하면서 재화중량톤수 맞추려고 평형수 적게 넣어"

(부산=뉴스1) 조원진 기자 =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발생 7일째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 해역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민간 잠수사 등 구조대원들이 수색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해경 경비함 90척을 포함한 선박 239척, 항공기 37대, 잠수부를 포함한 755명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진행중이다. 2014.4.22/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figure>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원인은 여객실 증설로 무게중심이 상승한 상태서 지나치게 많은 화물 적재까지 겹쳐 '복원력'이 크게 떨어져 발생했을 것이란 분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선박 복원력은 배가 급선회하거나 파도·바람 등으로 기울어졌을 때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22일 한국선급에 따르면 세월호는 여객실 증축공사 준공일보다 13일 앞선 지난해 1월24일 복원성 검사를 받았다.

세월호 배 자체 무게(경하중량)는 2012년 10월 도입전 5926t에서 여객실 증축으로 187t 증가한 6113t으로 늘어났다.

이 때문에 세월호는 수직방향의 무게중심(BCG)이 11.27m였으나 선실 증설 후 11.78m로 51㎝ 올라갔다. 무게중심이 높으면 그만큼 전복되거나 기울어지기 쉽다.

한국선급은 이를 감안, 화물(1450t)과 여객의 무게는 기존의 2525t에서 1070t으로 줄이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 밑바닥에 채우는 평형수(Balance Water)는 종전 307t톤에서 1700톤으로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복원성 검사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사고 당시 세월호에 실린 화물 중량은 한국선급이 권고한 1070t의 3배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해진해운은 사고가 난 이후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엔 승용차 124대, 1t 화물차 22대, 2.5t 이상 화물차 34대 등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등 잡화 1157t을 합쳐 모두 3608t의 화물이 실렸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총 화물중량이 재화중량톤수 3963t에 못 미쳐 이상 없었던 상태라고 주장했다.

재화중량톤수는 화물은 물론 평형수, 연료, 식량 등 모든 적재물과 승선인원을 합친 최대 중량이다.

따라서 세월호가 무리하게 화물을 많이 싣되 재화중량은 늘리지 않으려고 평형수를 충분히 넣지 않아 복원력이 크게 떨어졌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진중광 대책반장은 "정비불량 관점으로 사고원인에 접근하기 보다 과적이나 평형수를 채우지 못한 선박 운영상 문제점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지난 2월 여수에서 세월호에 대한 정기점검시 10년 이상된 2명의 베테랑 기술자가 정기검사를 실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스태빌라이저(stabilizer·배의 좌우 흔들림 방지 기구)의 고장이 선체 전복에 영향을 준 것처럼 거론하지만, 이 장치는 승선감을 높여주는 기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해양대 박석주 교수(조선해양시스템 공학부)도 "선장은 보통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rolling)주기를 보고 복원력을 판단하곤 하는 데 세월호 선장 등은 이를 애써 무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배가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한도인 재화중량톤수를 지켰는지 여부는 배 옆에 그려진 만재흘수선(滿載吃水線)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지를 보고 판정하는데, 화물을 더 싣고 평형수를 빼면 만재흘수선을 맞출 수 있다"며 화물 과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