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종교화합 기원 성탄 트리와 산타클로스 장식 '눈길'

방문객들 "신기하고 재밌어요"

부산 범어사에 설치된 산타클로스 장식(범어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인 부산 범어사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인형을 설치하고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현수막까지 내걸며 이색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24일 불교계에 따르면, 범어사 사찰 입구에는 붉은 옷을 입고 선물 보따리를 멘 산타클로스 인형이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모습이 설치됐고, 조계문 앞에는 불교 등을 활용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빛을 발한다. 또한, 방장 스님의 거처인 안양암과 조계문 입구에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끈다.

이처럼 불교 사찰에서 다른 종교의 상징물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범어사가 보여준 종교 화합의 모습은 종교 간의 벽을 허물고 서로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좋은 본보기로 평가된다.

범어사 홍보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이번 장식은 평소 종교 간 화합을 강조해 온 범어사 방장 정여 스님의 뜻이라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사찰을 찾은 방문객들이 신기해 하기도 하고 재밌어 하기도 한다"며 "뜻깊은 날을 함께 축하하며 이해와 화합이 깊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범어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의 대표적인 사찰로, 참선 수행을 중시하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