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의 토대를 마련한 개척자이자 '성인' [역사&오늘]
9월 16일,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 순교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846년 9월 16일, 조선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가 체포되어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한국인 최초의 가톨릭 사제이자 순교자로, 조선 후기 혼란스러운 시대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고 한국 교회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다.
1821년 충청도 당진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신앙심이 깊었고, 15세의 나이에 프랑스 선교사들을 만나 세례를 받았다. 이후 중국 마카오로 건너가 신학을 공부하고, 1845년 사제 서품을 받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선에 돌아온 김대건 신부는 신자들을 찾아다니며 미사를 집전하고,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헌신했다. 그는 배를 타고 한강을 오르내리며 신자들을 만나고, 서양 문물을 전파하며 조선 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조선 사회는 천주교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박해를 가했다. 김대건 신부는 결국 체포되어 새남터에서 순교했다. 그의 나이 25세였다. 그의 시신은 가매장됐다가 천주교 신자에 의해 비밀리에 경기도 안성의 미리내 성지로 옮겨졌다. 1960년 7월 5일, 그의 시신은 혜화동에 위치한 가톨릭대학교 내 성당에 안치됐다.
김대건 신부는 단순한 종교인을 넘어, 조선 사회의 개혁을 꿈꾸었던 지식인이었다. 그는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자 노력했으며, 이는 당시 폐쇄적인 조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1857년 김대건은 교황 비오 9세에 의해 '가경자'(존엄한 자)로 선포됐다. 1925년 7월 5일에는 교황 비오 11세가 그를 '복자'(시복 심사에 통과된 가경자)로 선포했다. 이어서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성인'으로 시성했다. 현재는 한국 천주교회의 성직자들의 수호성인으로 모셔지고 있다. 김대건 신부는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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