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사리', 약 100년 만에 귀환…조계종, 4월 '환수' 전제로 美 방문

혜공스님, 방미…보스턴미술관 측과 환수 일정·방법 협의
사리 기증 받을 예정…사리구는 대여 방식으로 들여오는 것 협의 중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가 국내에 임시 대여 형태로 들어올 예정이다. 문화재청 제공. ⓒ News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김일창 기자 =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 중인 고려시대의 사리가 약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조계종)은 오는 4월 사리의 국내 반입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 논의를 위해, 관계자를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파견한다. 사리는 조계종이 기증 받을 예정이다. 사리가 담긴 사리구는 대여 방식으로 들여 오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26일 뉴스1과 전화 통화에서 "조계종 혜공스님이 내달 16일(현지시간) 사리 반입 등을 전제로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한다"며 "이번 방문은 조계종과 보스턴미술관 양측의 합의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한 환수 일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나 협의를 시작한 날로부터 대략 일주일 내에는 국내로 들여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혜공스님이 귀국 길에 사리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국내로 돌아올 사리와 관련한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銀製鍍金喇嘛塔形 舍利具)다.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사리구 내부에는 작은 크기의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銀製鍍金八角堂形 舍利具) 5기가 안치돼 있다. 사리구에 적힌 명문에 따르면, 각각 석가모니불 5과, 가섭불 2과, 정광불 5과, 지공선사 5과, 나옹선사 5과의 사리가 담겨 있었으나, 현재는 석가모니불 1과, 지공선사 1과, 나옹선사 2과 등 총 4과의 사리만 있다.

사리 및 사리구는 고려 말 나옹선사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보스턴미술관 측은 양주 회암사를 원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1939년 한 업자로부터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간 지속돼 온 현안으로, 지난해 4월 김건희 여사의 미술관 방문을 계기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