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자승스님 유서는 2장 "미안하고 고맙소…부처님법 전합시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드린다"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일창 기자, 이윤희 기자
(안성=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일창 이윤희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고(故) 자승 스님이 유서 2장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은 29일 오후 6시 50분쯤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칠장사 요사채에서 발견됐다. 요사채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을 뜻한다.
경찰과 불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유서를 경찰과 칠장사 주지에게 각각 남겼다.
고인은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고 썼다.
그는 칠장사 주지 자강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고 남겼다.
한편 고인의 시신은 경기 안성시 성요셉병원으로 안치됐다. 불교계 관계자들은 병원 인근 성혜원 장례식장 3·5분향실에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조계종 관계자들은 "기존 일부 보도내용 중 (화재 현장에) 4명이 함께 있었다는 내용은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다"며 "자승 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자승스님은 지난 29일 선약을 취소하고 혼자 운전해 칠장사를 방문했다. 고인은 칠장사 인근의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의 명예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었다.
이 요양병원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를 돌보는 무료 병원으로 지난 5월 개원했다. 자승 스님은 요양병원 방문시 칠장사에서 머무르곤 했으며, 이날도 칠장사를 찾았다.
일부 관계자들은 자승스님의 입적에 대해 믿기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한 관계자는 "스님께선 12월초에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유서를 작성할 근거가 희박하다"며 "입적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조계종 관계자 대다수는 30일 오전 2시 전후로 인근 사찰로 이동했다. 스님과 종무원 20여명이 고인의 영정사진을 미처 마련하지 못한 3·5분향실을 지키며 전국각지에서 올라오는 조문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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