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 '입적'…칠장사 화재현장서 숨진 채 발견(종합)
29일 오후 화재 발생…조계종 측 "자승스님 입적 맞다"
총무원장 연임한 조계종 내 대표적 행정승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김일창 기자 = 조계종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69)이 29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 죽산면 칠장사 내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원들은 사찰 요사채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화재를 진압하던 중 건물 내부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조계종 주요 관계자는 입적한 스님이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 스님이라고 확인했다.
불교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자승스님이 맞다"며 "믿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화재가 발생한 사찰 인근의 아미타불교요양병원의 명예 이사장으로도 활동 중이었다. 이 요양병원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를 돌보는 무료 병원으로 지난 5월 개원했다. 자승 스님은 요양병원 방문시 칠장사에서 머무르곤 했으며, 이날도 칠장사를 찾았다.
조계종 측은 "기존 일부 보도내용 중 4명이 함께 있었다는 내용은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르며, 자승 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단 차원의 공식 부고는 조계종 총무원과 재적 교구본사인 용주사와 상의해 30일 오전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됐으나, 불교계 관계자들은 고인이 최근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유서를 작성할 근거가 희박하다고 전했다.
종단의 대표적인 사판(행정승)으로 꼽히는 자승 스님은 1954년 4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72년 10월 해인사에서 지관스님을 계사(수계를 주는 승려)로 사미계(출가했지만 아직 스님이 되지 않은 남성 수행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를, 1974년 4월 범어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출가한 비구·비구니가 지켜야할 계율)를 수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 되기까지 1986년 총무원 교무국장을 시작으로 규정국장, 10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종단의 주요 교역직을 대부분 거쳤다.
2009년 10월 조계종 제33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전체 317표 중 290표라는 역대 최고 지지율로 당선됐다. 2013년 재선에 성공해 2017년 두 번째 임기를 마쳤다.
2021년 4월 학교법인 동국대 건학위원회의 고문이자 총재가 되어 학교 실권을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조계종 내 가장 큰 권력 두 개를 모두 거머쥔 인물이란 평가가 따라 붙는다.
은사인 정대 스님 열반 후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을 이어 받아 이사장으로 일했다.
ic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