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언론노조, '검찰의 애완견' 발언 이재명 향해 "과도한 망언 사과하라"

성명서 내고 "망발 규정"…이 대표 옹호 양문석 의원 등에게도 사과 촉구

한국기자협회 창립 59주년 기념식. 2023.8.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는 언론인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표현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한 같은당 양문석 의원 등을 향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하고 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에게 "진실 보도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양 의원은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며 "검찰을 오가는 자칭 언론사 직원들, 검찰청의 일부 도둑X들이 불러주면, 단지 받아쓰기하는 그런 직원들이 무슨 애완견(이냐)"라며 "그냥 보통 명사가 된 '기레기'(기자+쓰레기)라고 하시지, 왜 그렇게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를 일"이라고 적었다.

같은당 노종면 의원과 최민희 의원도 언론에 대한 폄훼성 발언으로, 이 대표의 발언을 옹호했다.

기자협회 등은 "윤석열정부의 언론탄압을 비판하며, 언론자유를 누구보다도 지지한다고 강조해 온 더불어민주당에서 드러낸 저급한 언론관이자 막말이기에 더욱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며 "우리는 제1야당 대표와 국회의원이 공공연하게 언론을 적대시하는 상황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으며, 당 대표와 의원의 발언을 언론인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발로 규정하고 엄중히 사과를 요청한다"고 했다.

양 의원에 대해서는 "초선 양문석 의원은 언론 비평지 출신으로 현업에 대한 이해보다는 비난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며 "제1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자임한다면 외부에 대한 공격보다는 타당한 의견 제시로 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기자협회 등은 다만 "이번 사안을 계기로 우리 언론도 검찰 기소 전 단계에서 수사기관에서 나온 정보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관점도 반영함으로써 '유죄추정 보도'로 치우치지 않도록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