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3.4% "개고기 안 먹어"…동물단체 "개식용 종식법 통과돼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국민인식조사 공개

농장에서 사육되던 개들 ⓒ 뉴스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국민 10명 9명은 지난 1년 동안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없으며 앞으로도 먹을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는 8일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개 식용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온라인패널조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4.5%가 지난 1년 동안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이하 2022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0.3%p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년간 개고기를 먹은 적이 없는 응답자 1889명을 대상으로 먹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정서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서' 응답 비중이 53.5%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사육, 도살 과정이 잔인해서(18.4%) △생산·유통 과정이 비위생적일 것 같아서(8.8%) △주변이나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7.1%) △맛이 없어서(5.0%)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3.9%) 순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거부감' 응답이 '사육·도살 과정의 잔인함'보다 약 3배 높게, '비위생적 생산, 유통 과정'보다 6배 이상 높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어웨어는 "많은 국민들이 '개를 음식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향후 개고기를 먹을 의향을 조사한 결과 '없다'는 응답은 93.4%로 조사됐다. 이는 2022년도 조사의 88.6%에서 4.8%p 증가한 결과다.

개를 식용으로 사육, 도살, 판매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대한 찬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법적 금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점 만점에 3.24점,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은 82.3%로 나타났다. 2022년도 조사 시 법적 금지에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이 72.8%로 나타난데 비해 9.5%p 증가한 수치다. '매우 찬성한다'는 응답 비율은 45.5%로 나타나 전년도(42.0%) 대비 3.5%p 증가했다.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도살, 판매가 법으로 금지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응답으로는 '고통 받는 개들이 줄어들 것이다'(60.9%)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동물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개선될 것(57.2%) △개식용 관련한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 것(45.3%) △국제사회에서 국가 이미지가 개선될 것(39.8%) △공중보건에 도움이 될 것(2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중복응답).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 시민들은 개를 더 이상 '음식'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개식용 문제를 입법을 통해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면서 "시민들은 개식용 종식을 통해 우리 사회가 동물을 대하는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회는 이번 '개 식용 금지 특별 법안'을 통과시키고, 정부는 빠르고 안전하게 개 식용 종식 절차를 이행해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으로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첫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20일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 종식법)'을 통과시켰다. 개식용 종식법은 농해수위를 떠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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