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수상작 발표…대상에 '역행기

우수상엔 '야견들',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
대상 3000만 원, 우수상 1000만 원 상금

왼쪽부터 배해률 작가, 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주희 작가, 윤지영 작가(국립극단 제공)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김주희 극작의 '역행기'(逆⾏記)가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정희) 창작희곡 공모 대상을 받았다.

국립극단은 '2024년 창작희곡 공모 수상작' 3편을 발표하면서 "공모 신청작 303편 중 대상작 1편과 우수상작 2편이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

우수상은 배해률 극작의 '야견들'과 윤지영 극작의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에 돌아갔다.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심사위원회는 이번 수상작에 대해 "상식이 전도되고, 폭력이 농담같이 가해지고, 대화가 모욕받는 시대에, 인물들을 고집스럽게 대화로 연결 짓는, 대화의 연결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믿게 하는 희곡들"이라고 평했다.

대상작 '역행기'는 팔 년째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던 잉여 인간 '이슈타르'가 삶을 끝내기로 마음먹은 순간 지하 세계로 역행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급속도로 성장해 온 한국 사회가 수 세대 동안 무심하게 지나쳤던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 작품. 올해 낭독회와 작품 개발 과정을 거쳐 내년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김주희 작가는 "'역행기'는 작가로서 가장 취약한 점과 마주하려고 했던 작품이자 글쓰기에 있어 제 모든 관심사가 보관된 비밀스러운 사물함"이라며 "망가지고, 뒤틀리고, 부서지고, 숨으려 드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은 늘 빛이 난다. 앞으로도 글자들의 시작점에 그들을 제일 먼저 데려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배해률의 '야견들'은 1938년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뽀이'로 태어났지만 '모던걸'의 차림으로 살아가는 한 인간의 폭력 대항기를 그린다.

윤지영의 '그라고 다 가불고 낭게'는 여수순천 10·19 사건을 모티브로, 죽음을 목전에 둔 인물과 그의 어린 시절을 공존하는 시간으로 구성해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과거사를 다룬 작품이다.

국립극단 창작희곡 공모 대상에는 3000만 원, 우수상에는 각각 1000만 원의 상금을 준다. 국내 현존하는 미발표 희곡 공모 중 최대 상금 규모다.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