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미술사 120년의 맥…끄집어 낼 낯선 韓초현실주의도 관심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전시 계획 발표…韓미술 1900~현재, 3섹션 분류 소개
급증한 외국인 미술애호가, 韓 미술 이해도 높일 계기…"다원예술 강력 추천"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황규백, 사다리, 1979, 종이에 메조틴트, 66x50.5cm, MMCA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한국 근현대미술사 120여 년을 조망하는 상설전을 올해부터 선보인다. 프리즈 서울의 영향 등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 미술 애호가들이 급증한 상황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맥을 짚어 이해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025년 전시계획 및 주요 사업' 공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오는 5월과 6월 과천관에서는 MMCA 상설전 '한국미술 1900-1960'과 '한국미술 1960-1990'이, 서울관에서는 5월 '한국현대미술'전이 각각 개막한다. 세 전시를 관람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미술 1900-1960'은 도화진, 이민아 학예연구사의 주도로 △김기창 △박래현 △박수근 △안중식 △오지호 △이상범 △이중섭 △장우성 △장욱진 △정찬영 등 작가 70여명의 작품을 소개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MMCA)에서 2025년 전시계획과 주요사업 및 운영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5.1.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국미술 1960-1990'은 이현주 학예연구사의 주도로 △김환기 △민정기 △박생광 △박서보 △서세옥 △서승원 △유영국 △윤형근 △이성자 △이숙자 △최욱경 등 작가 9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현대미술'은 배명지 학예연구사가 큐레이팅해 △김수자 △김환기 △박서보 △박현기 △서도호 △신학철 △양혜규 △이불 △이우환 △문경원&전준호 등 작가 80여 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오지호와 이중섭, 김환기와 윤형근 등은 특별 섹션을 마련해 작품세계를 더욱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상설전은 연간 개편이 이뤄지면서 계속해서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조망한다.

이번 상설전에서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지 않은 작품 중 이건희컬렉션에서 소장한 작품들이 함께 선보여지면서 더욱 풍성한 전시가 될 전망이다. 이건희컬렉션은 지난 2년간 지역 순회전을 마치고 돌아와 이번 상설전에서 작품이 대거 출품될 예정이다.

[론뮤익] 론뮤익, In Bed, 2005, 혼합재료, 162×650×395cm.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소장품 ⓒGautier Deblonde ⓒ Ron Mueck. MMCA 제공.

청주관에서는 정재임 학예연구사가 수채화만 모아서 전시하는 '수채水彩 : 물을 그리다'가 3월부터 9월까지 열린다. 이중섭과 장욱진, 서동진, 이인성, 박서보 등 대가들의 수채화를 보는 재미와 함께 완결성 있는 독자적 장르로서 수채 작품의 완성도를 발견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3월부터 7월까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초현실주의 장르를 볼 수 있는 기회이다. 박혜성 학예연구사가 담당하는 전시로 △권옥연 △김욱규 △김영환 △김종하 △박광호 △송혜수 △신영헌 △이중섭 △진환 △천병근 △황규백 등 작가의 초현실주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청주관에서 열릴 '새로운 동행: 모던아트협회 1957-1960'은 전후(戰後) 새로운 미술로의 전환점을 이뤄낸 '모던아트협회'의 활동을 짚어보는 전시로 이효진 학예연구사가 이규상, 유영국, 한묵, 천경자 등의 작품을 소개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서울관, 4월~7월, 홍이지 학예연구사) △'과수원 화가' 이대원(덕수궁관, 12월~2026년 4월, 배원정 학예연구사) △'물방울 화가' 김창열(서울관, 8월~2026년 1월, 설원지 학예연구사) △'구운그림' 도예가 신상호(과천관, 11월~2026년 3월, 윤소림 학예연구사) 전이 예정돼 있다.

[김창열] 김창열, 회귀 SNM93001, 1991, 마에 먹, 유화물감, 유채, 300x195x(4)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지난해 '조경'이란 이색적인 주제로 큰 관심을 끈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는 5월 이탈리아 옛 베니스행정관청인 '프로쿠라티에 베키에'에서 개최된다.

'MMCA 다원예술 2025: 숲'과 'MMCA 필름앤비디오 2025'는 신임 김인혜 학예실장이 특히 강조한 프로그램이다. 김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술관에 이렇게 큰 영화관을 갖추고 있는 곳이 전세계적으로 봐도 많지 않다"며 "다원예술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면면이 굉장하기 때문에 지금도 소개되는 것에 비해서 많은 분이 오시고 있지만 더 많은 분이 오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MMCA 다원예술'에서는 임고은과 하이너 괴벨스, 오카다 토시키, 곽소진 등 12명의 작가가 숲과 인간의 관계를 정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전통적인 숲 문화부터 현대적 숲 경험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예술적 접근을 보여준다.

오는 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진행되는 '필름앤비디오'는 파블로 피카소와 피나 바우쉬, 알바 알토, 안젤름 키퍼, 백남준 등 동시대 대표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에 주목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주제기획 상영 프로그램이다.

[상설전_한국현대미술] 문경원&전준호, 뉴스프럼노웨어, 2011-2012, 2채널 비디오, 오브젝트, 도큐멘트, 가변크기,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