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관계, 삶의 의미, 낯선 나…김승영 개인전 '다섯 가지 질문'
2022년 제16회 김종영조각상 수상작가…심연의 독백 간명화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 2022년 제16회 김종영조각상 수상자인 김승영 작가의 개인전 '삶의 다섯 가지 질문'의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승영 작가는 오랜 시간 삶에서 피어오르는 내밀한 감성을 조각, 오브제,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설치 작업으로 선보여 왔다.
이런 작품은 일관되게 자신의 심연에서 비롯된 독백을 간명하게 조형화한 것으로 그의 작업은 현재의 미술계가 주목해 화제가 되는 이슈와는 거리가 있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개의 질문으로 나뉜다. 하나는 '어머니의 기억'에서, 다른 하나는 '김승영 자신'에서 비롯됐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작품은 세 점이 출품됐다. 소복이 쌓인 재 위에 숯처럼 새카맣게 탄 의자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더는 앉을 수 없는 의자, 그리고 여기에 기댄 다른 하나의 의자가 전부이다.
벽에는 천에 심박 그래프처럼 보이는 선을 보라색 실로 한 땀 한 땀 수놓은 '보라'라는 작품이 걸려있다. 작은 모니터에서는 생전 어머니의 모습이 재생된다. 의자와 '보라', 모니터에서 나오는 생전 어머니의 모습, 그의 기억 속 '어머니'가 어떤 분인지 생생하다.
자신에서 비롯된 질문을 바탕으로 한 작품 중 영상 작품은 '두 점의 '자화상'을 포함해 총 다섯 점이다.
3m 60㎝ 높이 벽에 투사된 느린 동작으로 재생되는 영상 속 인물들은 모두 똑같이 행동한다. 각자 자신을 모델로 찍어 실물 크기로 인화한 사진은 네 모퉁이만 테이프로 붙여 벽에 기대 세운다. 인화지 무게로 사진은 여지없이 한쪽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금방 주저앉는다.
다시 일으켜 세우지만 결과는 같다. 잠시 정적이 흐르다가 5장의 거대한 인화지가 주저앉는 순간 생기는 소리 역시 영상에 맞춰 느리게 재생되는데 마치 거대한 건물이 무너질 때 나는 소리처럼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두 점의 '자화상'은 마주 보고 있다. 하나는 1999년 첫 전시 때 작가, 다른 하나는 지금의 작가이다.
두 질문은 2층 전시실에서 자개로 장식한 의자 6개를 펼쳐 놓은 작품 '장님을 이끄는 장님'과 또 다른 영상작품 '자화상-기억(1963~2024)으로 섞여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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