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런던? 서울입니다"…2025년, 대형 전시 쏟아진다 [신년특집-미술]
호암 '정선·부르주아' 두 전시로 주목…국현, 한국근현대미술사 100년 맥
국제갤러리, 갈라 포라스 김·장파 선봬…제4회 프리즈 9월 3일 코엑스서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미술 애호가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대형 전시들이 쏟아진다.
미술계에 따르면 단 두 개의 전시를 여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은 가장 주목하고 꼭 다녀와야 할 곳 1순위로 꼽힌다.
호암미술관은 오는 4월 '겸재 정선'전과 8월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겸재 정선 전시에서는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에 국보 '금강전도'가 공개된다.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거미 조각 '엄마'(Maman)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 전시에서는 한국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초기 회화 등 주요 작품이 두루 출시될 예정이다.
리움미술관은 2월 생태학에서 기술과학에 이르는 다학제적 접근을 바탕으로 현대사회 이슈를 폭넓게 다뤄 온 세계적인 작가 '피에르 위그'전을 시작으로 9월에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 유토피아적 모더니티, 인류의 진보주의적 열망과 실패에 대한 탐구를 이어온 작가 이불의 대규모 서베이 전시를 개최한다.
3월에는 리움을 대표하는 한국과 외국의 미술품들과 최근 새롭게 소장한 신수품을 선보이는 '현대미술 소장품전' 등을 연다.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 9년 만에 선보일 뿐 아니라 개관 이래 첫선을 보이는 조각 작품들이 대거 포함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에서 4월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과 8월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전시가 관심을 끈다.
5월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한국미술 1900-1960'과 '한국미술 1960-1990', 서울관에서 열리는 한국현대미술은 한국 근현대미술사 약 100년의 맥을 짚어보는 전시로 주목된다. 현대미술 상설전 형태로 진행될 해당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과 이건희컬렉션의 작품들이 어우러져 관람자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3월부터 6월 초까지 강명희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8월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를 서소문본관에서 개최한다. 북서울미술관에서는 4월부터 '그림이라는 별세계-이건희컬렉션과 한국근현대작가'전이, 8월부터 '2025 타이틀매치, 장영혜중공업 vs. 홍진훤'이 열린다.
아트선재센터는 2월부터 4월까지 하종현의 초기 작업을 집중 조명하는 '하종현 5975'를 연다. 하종현은 1974년 배압법이라는 독특한 기법으로 '접합' 연작을 시작해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5월부터 7월까지는 홍영인 작가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한국 여성 노동사의 중요 장면을 바느질로 제작한 설치 작품 '파이브 액츠'가 나온다. 8월부터 12월까지는 대규모 장기 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작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3월 고미술 기획전인 '조선민화대전'을, 8월에는 미국의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국내 최대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미술관과 보폭을 맞추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3월에는 하종현의 개인전, 9월에는 루이스 부르주아 개인전을 계획하고 있다. 하종현의 개인전에서는 오랜 세월 도출해 낸 가장 최근작을 소개한다.
2023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된 갈라 포라스 김의 개인전은 루이스 부르주아전과 같이 9월에 열린다. 갈라 포라스 김은 여러 인위적인 맥락에서 무형의 유산이 규정되고 관리되는 방식에 집중하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여성적 그로테스크'라는 수사로 주로 소개되는 장파의 개인전과 자신의 생물학적 뿌리에 대한 주체적 연구를 기반으로 유럽 중심의 역사 서술이 지배해온 낭만주의적 개념을 경계하고 의심함으로써 일방적인 역사관이 놓친 시선을 복원하는 다니엘 보이드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갤러리현대는 올해 첫 전시로 2월 신성희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그는 단색화와 민중미술 중심으로 서술된 한국 회화사에서 캔버스라는 절대적 공간의 '평면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평면과 입체의 일체를 모색하는 독보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
8월에는 김민정 작가의 개인전과 이강승·캔디스 린 2인전이 열린다. 김민정은 30여년간 동아시아의 서예와 수묵화 전통을 탐구하며 이를 현대 추상화의 어휘로 확장해 왔다. 갤러리현대에서의 4년 만의 개인전이다.
이강승은 주류에서 배제된 퀴어 역사의 유산을 탐구하며 소수자의 서사를 새롭게 발굴하고 가시화하는 작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캔디스 린은 곰팡이, 박테리아, 얼룩과 같은 변형적 물질을 활용한 리서치 기반의 복합 매체 설치 작업을 통해 식민주의 및 디아스포라, 인류학, 자연사,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의 맥락 안에서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 등의 개념을 다룬다.
갤러리현대는 올해 마지막 전시로 처음으로 함께 하는 이우성 작가를 선택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동시대 미술을 주도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개인전으로만 올해를 채운다. 1월 김병호 작가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코헤이 야마다, 뷰엔 칼루바얀(3월) △구지윤, 요한한(5월) △엄태정(7월) △이진주(9월) △시용춘(11월)으로 마무리한다.
특히 이진주는 가장 한국적인 동시에 세계적인 화면으로서 국제 미술계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어 큰 관심을 끄는 전시로 꼽힌다.
서울 삼청동에 자리한 피비갤러리는 8월~9월 서용선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한다. 지난 40여년간 회화, 조각, 설치 작품 등을 통해 역사적 사건에서부터 현대사회의 평범한 일상 속 개인의 삶을 표현한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피비갤러리의 관점으로 전시를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제4회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서울은 9월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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