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비움의 미학으로 그린 '찰나'"…성연화 개인전 '정체성'

갤러리조은서 내년 1월 4일까지

성연화 개인전 전경. 갤러리조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지와 서예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시키고 있는 성연화 작가의 통상 9번째 개인전인 '정체성'(Identity)이 2025년 1월 4일까지 서울 용산구 갤러리조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간의 흐름, 그 안에서의 '찰나'의 감정을 절제와 비움의 미학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붓질의 즉흥성과 집중력'이 두드러진 작품이 돋보인다.

성연화의 대표작 '정체성'을 비롯해 따뜻한 브라운 톤의 '세레니티'(serenity), 그리고 그간 많은 사랑을 받은 '플로우'(flow) 등 세 가지 시리즈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성연화는 9살 때부터 서예 공부를 하며 매 순간 선을 그을 때마다 '일희일비'의 감정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날의 기분, 온도, 감정의 모든 찰나가 하나의 획을 완성하는 경험이었다.

과거 온기가 머무는 한옥에서 자란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출발한 상상력은 현재 작업의 원동력이자 작품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이다.

그는 일상에서 무의적으로 발생하는 '순수 기억'을 작업으로 승화하며, 부모와의 아름다운 기억을 예술로 표현한다. 과거의 기억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의 정체성을 구축한다.

선과 면을 사용할 때는 불필요한 요소를 배제하고 절제된 표현을 통해 작품의 정수를 강조한다.

정종효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혼신의 집중력으로 올려진 선은 최대한 절제되고, 선을 품고 있는 면과 하나 되는 작업이다. 하나하나가 요동치지 않고 전체가 잔잔하게 어우러진다"며 "과거의 시간에서 현재를 담아내는 것이고, 시간을 되돌려 그 시간을 오늘에 몰아넣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스스로가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론이 될지언정, 그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정체성이자 작가로서의 정체성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