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이 남자' 음악이 무대 장악…"옥주현 원더풀, 소울풀!"

뮤지컬 '마타하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인터뷰
'지킬 앤 하이드', '시라노', '웃는 남자'도 그의 작품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마타하리' 라운드 인터뷰에서 마타하리 역을 맡은 옥주현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마타하리'는 '옥주현의 공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옥주현 목소리에 영감을 받아 곡을 만들었거든요. 옥주현은 매우 소울풀(soulful), 원더풀한 뮤지션입니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뮤지컬 '마타하리'의 음악을 책임진 미국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64)은 옥주현을 추켜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네 번째 시즌을 맞은 '마타하리'의 개막 이튿날이자, 옥주현의 첫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로 유명하다. '마타하리'를 비롯해, '지킬 앤 하이드', '시라노', '웃는 남자'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든 뮤지컬 음악이 올겨울부터 내년 초봄까지 국내 대형 공연장 곳곳에 울려 퍼진다.

와일드혼 음악이 국내 유명 뮤지컬 제작사뿐만 아니라 '뮤지컬 덕후'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서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선율 때문. 절절한 감성을 잘 표현한다는 점이 국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꼽힌다. 옥주현은 "그가 만든 음악을 흥얼거리다 보면 풍성한 감정을 끌어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마타하리' 라운드 인터뷰에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4.1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내 뿌리는 '팝'…한국 뮤지컬 배우들 재능 놀라워"

와일드혼이 만든 음악이 대중의 마음을 파고드는 건 그가 젊은 시절 대중음악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한 경력 덕분이다.

"제 뿌리는 공연보다는 팝(pop)에 있습니다. 휘트니 휴스턴, 내털리 콜, 줄리 앤드루스 등 매우 탁월한 가수들과 일했죠."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웨어 두 브로큰 하츠 고(Where Do Broken Hearts Go)'도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와일드혼은 옥주현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말했다. 10여년 전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가 옥주현을 소개해 줬다. 그것을 계기로 옥주현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에서 부른 곡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를 듣게 됐다고 한다.

"브로드웨이 동료들과 그 곡을 듣고 있었는데 모두 깜짝 놀랐죠. 다들 '이 사람 누구야?'라고 물었어요. 저는 옥주현 목소리를 듣고 나서 '이 뮤지션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한국 뮤지컬 배우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과 같은 규모의 나라에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옥주현을 비롯해 김준수, 홍광호, 박효신도 제게 영감을 준다"고 했다.

30여 분간 이어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열정적으로 임한 그는 "이제 '시라노'를 보러 가야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은 뮤지컬 '시라노'의 개막일. 와일드혼은 이 작품에서도 음악을 책임졌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이번이 네 번째 시즌으로, 내년 3월 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시그니처 홀에서 공연된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한국과 같은 규모의 나라에서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EMK뮤지컬컴퍼니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