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큐브 물들인 변화무쌍 스위스 하늘 빛"…마커스 암 개인전
"우연성과 직관성 간 균형 추구"…갤러리바톤서 12월 21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스위스의 변화무쌍한 하늘빛이 화이튜큐브를 물들이고 있다.
갤러리 흰 벽면에 섬세한 디테일과 오묘함을 뽐내며 정적 가운데 자리 잡은 작품들은 해 질 무렵 하늘의 오묘함, 북구 밤하늘의 넘실거리는 오로라, 발갛게 실핏줄이 비쳐 나오는 아이들의 뺨, 깊은 심연이 언뜻언뜻 드러내는 아득함 등 각자 각자에 다양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며 작가의 '그 순간'을 함께 경험하도록 이끈다.
갤러리바톤은 오는 12월 21일까지 스위스 출신 작가 마커스 암(Markus Amm)의 갤러리 두 번째 개인전 'Cats, Goats and Monsters-La Jonction(결합)'을 연다.
마커스의 작업에는 우연성과 직관성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작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젯소와 결합되어 단단해진 캔버스 위에 직접 배합한 유화 혼합물을 반복적으로 칠하는 방식인 그의 작업은, 한 레이어가 칠해진 후 2~3주의 간격을 두고 재차 붓칠이나 표면을 샌딩하면서 다른 레이어 층위를 쌓아 올린다.
레이어가 여러 겹 쌓이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빛에 노출되고, 안료의 농도나 성분이 빚어내는 상호작용은 작품에 우연성을 부여하며 표면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작가는 이런 작업 방식을 '테니스 게임'이라고 명명했다.
연금술의 한 과정을 떠올리게 하는 마커스의 작업 방식에 '시간'이라는 요소는 표면의 순차적인 응결 과정에 물리적으로 개입하고, 작품 완성 시점을 작가가 자각하는 데 필수적으로 기여한다.
지층의 형성 과정을 연상시키는 듯한 층위의 형성은 반복되는 수행성의 역사가 되며 작품의 일부 요소로서 기계적 시간성을 담는 매체가 된다.
작업을 완성하는 마지막 과정은 영감에 대한 온전한 기다림인데, 최종 표면 작업 전 작가는 미완성 작품을 길게는 몇 년 동안 계속 관찰한다.
작가에 따르면 관찰은 무위의 과정이 아닌 자신을 작품에 온전히 연결하는 사색의 단계이기에 보다 중시되는 과정이다.
충분한 관찰과 사색의 시간이 지나간 후 '유레카 모멘트'를 맞이하는 순간, 마커스는 마지막 색상의 레이어를 더하여 작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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