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창극의 매력, 130분 시간순삭…'옹처'·'덴동어미 화전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오는 12월 18~22일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작은 창극 시리즈'를 오는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중구 극립극장 달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이 시리즈는 2022년 '작창가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옹처'와 '덴동어미 화전가' 두 작품을 정규 공연으로 확장해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공연에 선정된 '옹처'와 '덴동어미 화전가'는 첫 공개 당시 전통적 요소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신선하다는 호평을 얻은 작품이다. 시연회 당시 30분 분량으로 풀어냈던 이야기를 60분으로 확장해 더욱 완성된 형태의 창극으로 관객을 찾는다. 각기 다른 매력의 재기발랄한 창극 소품 두 편을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옹처'는 유실된 판소리 일곱 바탕 중 하나인 '옹고집타령'을 흥미롭게 비튼 작품이다. 원작은 학대사가 볏짚으로 만든 가짜 옹고집을 매개 삼아 심술궂은 진짜 옹고집을 개과천선 시킨다는 권선징악의 주제를 담고 있다.
이 공연은 원작의 큰 줄기는 따르되, 옹고집의 아내 '옹처'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오늘날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 특징. 1막은 자기 행복을 위해 주체적인 선택을 하는 여성 '옹처'가 퉁명스러운 '진옹'과 다정하고 세심한 '허옹' 중에서 진짜 남편을 고르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공연을 위해 추가된 2막에서는 '백발도사'라는 판타지적 캐릭터가 등장해 극적 재미를 높인다.
연극 '해무' 등 사회 부조리를 묵직하면서도 진중하게 써내는 김민정 작가가 극본을, 연극 '맹' '진천사는 추천석' 등 특유의 유머 코드로 사랑받는 이철희가 첫 창극 연출을 맡았다.
'덴동어미 화전가'는 한 여성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동명의 조선시대 내방가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내방가사는 양반 집안의 부녀자 사이에서 유행했는데, 남성 중심적인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고민과 정서, 실생활을 진솔하게 표현한 가사 문학의 일종이다.
이 공연은 인생의 풍파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덴동어미'가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은 여러 사람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연극 '산을 옮기는 사람들'로 차범석 희곡상을 받은 김민정이 극본을 맡아 연민과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다채로운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연출은 서정완(극공작소 마방진 대표), 음악은 20대 신예 작창가인 박정수가 맡았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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