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에 등장한 세계적 작가의 신작…엘리아슨 '숨결의 지구'

전남 신안 도초도에 들어서,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
올리아슨 "구 내부에 서 있으면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함 느껴"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들어선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 '숨결의 지구'. PKM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아이슬란드-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신작 '숨결의 지구'가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들어섰다.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은 하나하나의 섬을 예술과 접목하는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엘리아슨의 이번 신작은 신안의 문화예술사업의 첫 번째 작품이다.

'숨결의 지구'는 용암석 타일로 정교하게 구성된 구(球)형 공간으로, 도초도 화산 활동의 역사를 반영한다. 붉은색, 녹색, 청록색으로 이뤄진 타일의 색 배치는 공간 내에서 다차원의 입체감과 움직임을 연출하며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창출한다.

작가는 "'숨결의 지구'에는 모서리도, 지평선이나 경계의 감각도 없다. 게다가 벽, 천장, 바닥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구의 내부에 서 있으면,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함을 느낀다. 하단의 붉은색에서 상단의 녹색으로 변하는 타일은 대지와 토양, 식물의 푸르름과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다"며 "주변의 다면체 형상들은 흙 속의 결정체와 생명을 불어넣는 미세한 양분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또 "지구의 지속적인 생명력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대지와 식물, 나무, 다양한 생명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우리를 지탱하는 땅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이는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존재를 지배한다는 가정을 뒤집고 우리가 그저 '수많은 생명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엘리아슨은 1997년부터 설치, 회화,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전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는 2003년 제5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덴마크관 대표 작가로 참여했고, 같은 해 런던 테이트 모던 터빈 홀에 '날씨 프로젝트'를 설치해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왔다.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 들어선 올라퍼 엘리아슨의 신작 '숨결의 지구'. PKM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