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같은 피아니스트 드물어…조성진과 연주하면 걱정 없다"
사이먼 래틀 경 "BRSO는 인간미 지닌 악단"
오는 20~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공연
- 정수영 기자
"(조)성진은 정말 겸손한 연주자다. 이번 공연에서 들려드릴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니스트와 교향악단이 절대적으로 서로를 의지할 수밖에 없는 곡이다. 조성진과 연주할 땐 걱정할 염려가 전혀 없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거장 지휘자' 사이먼 래틀 경(69)은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30)을 향한 견고한 신뢰를 드러내 보였다. 사이먼 래틀 경은 2023/24 시즌부터 BRSO의 상임 지휘자로 임명된 '전설의 마에스트로'다.
75년 역사를 지닌 BRSO는 2018년 내한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20일부터 12월 5일까지 진행되는 '아시아 투어' 연주회 때문이다. 조성진은 이번 순회공연의 단독 협연자. BRSO는 이번 공연의 첫 무대를 20~21일 이틀간 롯데콘서트홀에서 갖는다. 조성진은 이틀 연속 무대에 선다.
조성진을 이번 순회공연의 단독 협연자로 택한 이유는 뭘까. 사이먼 래틀 경은 "우리 교향악단이 가진 철학과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더 좋은 연주를 들려드리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2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데, 이런 연주를 하기에 조성진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면서 "(조)성진이 칭찬에 알레르기를 느끼는 걸 잘 알지만, 꼭 칭찬하고 싶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BRSO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20일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 21일에는 △베베른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6개의 소품'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조성진은 첫날 선보이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해 "체력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곡인데, 음악이 무척 뛰어나서 연주할 때는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연주를 마치고 나면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진이 다 빠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래틀 경은 이날 BRSO 상임지휘자로 1년을 보낸 소감도 밝혔다. BRSO는 그가 젊은 시절부터 흠모해 왔던 오케스트라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경험하면서 BRSO는 지휘자와 함께 더 멀리 갈 수 있는 악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온화함과 깊이, 인간미를 지닌 곳이죠. 세계에 뛰어난 오케스트라는 많지만, '시인'(詩人) 이라고 부를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적죠. 바이에른은 시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마에스트로가 이끄는 시인 같은 BRSO는 한국 공연 뒤 일본(11월 23~29일), 대만(12월 1~5일)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도 함께한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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