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자연"…금속공예 거장 김홍자 개인전 '인연의 향연'
현대화랑에서 30년 만의 개인전…이달 30일까지
"살아 숨 쉬는 금속"…금속의 무한한 가능성 탐구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한국 금속공예의 거장 김홍자 작가의 개인전 '인연의 향연'(The Feast of The Fates)이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1994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개인전 '김홍자 금속 작품전' 이후 30년 만에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90년대 제작된 금속 조각을 비롯해 섬세함이 돋보이는 주얼리, 웅장한 의례용 그릇, 화려한 장식의 거울까지 김홍자의 지난 30여 년의 예술적 여정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61년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인 김홍자는 동아시아 미학과 서구 모더니즘의 창의적인 융합 및 다양한 금속 재료와 기법을 통해 금속이라는 매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인간과 자연풍경을 모티프로 삼는 그의 작품은 확고한 디자인 철학과 고도의 금속공예 기술의 집약체이다. 고(故)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그의 작품에 대해 "김홍자의 작품세계는 조형과 인간성이 잘 조화된 상태"라며 "금속이라는 딱딱한 재료를 유기적인 형성과 다듬어진 기술로 살아있는 호흡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전시장 1층에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긴 인물 형상의 금속 예술 작품을 시작으로 주전자, 잔, 쟁반, 거울 등 다양한 기능과 용도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도교에서 '선'과 '자비'를 상징하는 불사조(봉황)가 올라간 작품 '불사조'에서는 은 표면 위의 금부 기법이 돋보이며, '대부'와 짝을 이루는 '대모'에서는 은과 금부, 옻칠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작가가 다양한 금속공예 기법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2층에서는 한국 전통 창살문을 연상시키는 '프리 댄스', '회상 I'을 중심으로 칠보, 거울, 실크에 포토 프린팅 등 다양한 평면 작업이 전시된다.
2000년대에 제작된 평면 작품 '하와이 이민사'에는 동서양의 다양한 도시와 문화를 거친 삶의 여정을 녹여내려 했던 작가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실크에 디지털 사진을 프린팅하고 그 위에 붓 자국을 남기며 얹은 유화 물감과 은의 질감이 어우러져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이는 청년 시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간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반영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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