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온갖 빛을 머금은 깊고 푸른색"…김춘수 개인전 '지주중류'
리안갤러리 서울서 12월 31일까지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리안갤러리 서울은 오는 12월 31일까지 김춘수 작가의 개인전 '지주중류'(砥柱中流)를 개최한다.
잔잔한 파도와 푸른 하늘이 큰 벽을 꽉 채우는 경험, 혹자는 이를 보고 "고백하지 못해 애태우는 충만한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단색조 화면과 반복적인 수행에 동반되는 미세한 속삭임은 1980년대 '창' 시리즈를 시작으로 1990년대 '수상한 혀' 시리즈, 2000년대 '무제', 'Sweet Slips', '희고 푸르게', '울트라 마린' 시리즈까지 변치 않고 이어지는 푸르디푸른 백세청풍(砥柱中流)의 마음이다.
전시 부제인 지주중류는 황허강 중류의 지주산이라는 뜻으로, 난세에도 의연하게 절개를 지키는 인물 또는 그런 행위를 비유한 고사성어이다.
김춘수는 "반복에 의한 수행, 무목적성, 한국미의 레이어"를 단색조 회화의 특징으로 꼽는다. 30여년 간 빠져 있는 '청(靑/淸)-빛'은 붓이 아닌 손가락·손바닥으로 획의 속도와 질감을 내는 '실천적 화아일체'의 경지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작업에서 볼 수 없던 '은은한 마티에르'가 생성되어 캔버스에 생동하는 윤슬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연동시켰다.
어떤 사람은 '김춘수의 작품은 왜 똑같은가'라고 한다. 그의 작품이 단순해 보인다면, 작가의 진짜 의미와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이 갤러리의 설명이다.
김춘수의 청색은 하나의 색이 아닌 우리의 닫힌 생각을 해방하는 '무한히 펼쳐나가는 경계 없는 자유'를 보여준다.
김춘수가 이를 위해 강조하는 것은 '중심을 잡는 마음'이다. 그에게 울트라 마린은 하나의 분신처럼 연동된 색상이자 빛이며, 평범함이 아닌 '심상에 확 와서 꽂히는 진짜 마음'이다.
김춘수는 서울대 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석사 및 뉴욕대학교에서 수학 후 모교에서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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