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한 문학적 상상력과 구조적 실용성…마틴 보이스 개인전

11월30일까지 서울 용산 '에바 프레젠후버xP21'서 개최

The Weight of the Tides, 2024, Painted steel, painted aluminium, brass wire, Courtesy the artist and Galerie Eva Presenhuber, Zurich / Vienna ⓒ the artist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4 아트바젤 파리에서 플럭서스상(Fluxus Prize)을 수상한 스코틀랜드 출신의 마틴 보이스(Martin Boyce)의 국내 두 번째 개인전인 'Celestial Snowdrops'가 오는 11월 30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시공간 '에바 프레젠후버xP21'에서 열린다.

보이스의 작품은 문학적 상상력과 구조적 실용성을 예술적 정밀함과 결합해 우리 주변에서 종종 간과되는 패턴과 구조에 주목한다.

이번 전시에서 보이스는 실내외 풍경, 빛(과 빛의 부재), 목판화, 길거리 포스터, 별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병치해 깊이를 표현한다.

전시는 천정에 설치된 모빌 작업인 'The Weight of the Tides'(2024)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자신의 모빌 작품을 꿈과 기억에 비유하는데, 그 속에서 분절된 요소들은 온전한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애쓰지만 불안정하게 계속 흔들린다.

보이스의 조각 작업은 두 가지 접근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조각품을 대화 형태로 배치해 대형 몰입형 설치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전체 풍경을 단일 형태로 압축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달에 비친 수양버들의 실루엣이 전체 풍경을 완성한다. 물감 한 방울이 눈물을 의미하듯, 길게 늘어진 쇠사슬이 정지된 시간과 애수를 불러일으킨다.

세 점의 목판 패널 'Oceans', 'Falling', 'Always'는 흡사 세 단어로 이뤄진 시와 같다.

이 판화들은 합판에 구멍을 뚫어 만든 '별'을 특징으로 하는데, 잉크를 묻혀 인쇄했을 때 합판 위에 난 구멍들이 별이 빛나는 하늘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작품 내에 주조된 청동 조명 스위치는 별을 켜고 끄는 행위를 위트있게 표현한다. 목판과 판화의 병치는 미니멀리즘 회화에 대한 보이스의 탐구를 반영하는 동시에 작업 과정의 흔적을 보여준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