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시간처럼 안과 밖을 넘나들고"…창원조각비엔날레, 내달 10일까지

'큰 사과가 소리없이' 제목으로 역대 주요 전시 장소 네 곳서 동시 개최

정현, 〈목전주〉, 2006, 나무, ö, 콜타르, 1726x497x597 cm, 경기도미술관 소장, 사진 스튜디오 수직수평(홍철기), 제공 창원문화재단 ·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역대 주요 전시 장소였던 성산아트홀과 성산패총,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 네 곳에서 11월 10일까지 '큰 사과가 소리없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제목은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의 한 구절을 차용해 16개국 86명(63팀)의 국내외 작가, 협업자와 함께 동시대 조각의 수평성, 여성과 노동,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을 다각도로 다룬다.

특히 올해는 조각을 바닥에 가깝게 수평적으로 눕혀봄으로써 제도의 안과 밖을 넘나들고, 조각과 언어, 노동과 산업, 지역과 지역의 관계를 질문케 하는 구체적인 단서이자 세계를 보는 방식을 살펴본다.

나아가 조각의 수평성을 열쇳말 삼아 도시와 연대하는 조각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여성의 조각과 계획도시의 관계,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 안에서 노동의 역사를 살펴보고, 조성 50주년을 맞은 창원 국가산업단지의 역사를 새로 쓰고자 한다.

공동체의 움직임에도 주목한다. '수행적' 조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유난히 프로그램, 출판, 웹사이트 등을 강조했다.

조영파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비엔날레는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를 포함한 학예 전문인력의 새로운 관점으로 창원에서 개최되는 조각비엔날레를 시도 있게 탐구했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문화가치를 창출하는 비엔날레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시원 예술감독은 "나선형 시간을 표현하는 사과 껍질의 움직임처럼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예술가와 시민이 도시와 조각, 다양한 감각 안에서 만나며 스스로 길을 내고 연결된다"며 "이번 비엔날레는 창원 도심 전역을 큰 전시 도면으로 삼았고, 조각과 함께 이동하는 도시의 풍광 자체를 작업의 위상을 결정짓는 주요 매체로 삼아 조각을 둘러싼 다양한 움직임과 목소리를 조명했다"고 밝혔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