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 사진 선구자이자 모노크롬 대가"…우에다 쇼지 회고전

피크닉서 12일부터 25년 3월 2일까지

'네 명의 소녀, 네 가지 포즈'. 피크닉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세기 일본 사진계를 대표하는 우에다 쇼지(1913~2000)의 사진이 한국을 찾는다.

서울 중구에 있는 피크닉은 12일부터 2025년 3월 2일까지 우에다의 대규모 회고전인 '우에다 쇼지 모래극장'(Ueda Shoji Theatre of the Dunes)을 개최한다.

연출 사진의 선구자이자 모노크롬의 대가인 우에다는 어릴 적 이웃집 청년이 집에서 현상하는 장면을 구경하면서 처음으로 카메라라는 매체에 호기심을 가졌다.

16살 때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첫 카메라로 수많은 습작을 찍으며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19세에 집 근처에 사진관을 열었다.

22세에 결혼한 아내 노리에는 그의 뮤즈이자 후원자였다.

우에다는 관행을 벗어난 과감하고 참신한 구도, 현실의 시공간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연극적인 연출력으로 곧바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집 근처 바닷가로 마을 소녀들을 데려와 각각의 포즈를 섬세하게 구성해 찍은 '네 명의 소녀, 네 가지 포즈'는 우에다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초기 걸작 중 하나이다.

그는 일본의 주류 사진가들 중 드물게 대도시가 아닌 '시골'에 거주하며 작업했다. 태어나 평생을 살았던 돗토리현은 아주 작은 일본의 변방이다. 세간의 이목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지만, 그는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토와 문화, 순박한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거친 바닷바람에 의해 퇴적된 거대한 모래언덕은 더없이 좋은 촬영의 무대였다. 우에다는 이곳을 스튜디오나 세트장처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그 안의 여러 인물을 오브제처럼 철저히 계산한 방식으로 배치해 촬영했다.

르네 마그리트나 살바도르 달리를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모래언덕 사진들은 훗날 서구에서 '우에다조'(Ueda-cho, 우에다 스타일)라고 불리던 독특한 사진 세계의 중심축을 이뤘다. 유료 관람.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