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 속 지워지지 않는 질문들"…심승욱 개인전

김종영미술관 '올해의 작가' 선정…27일까지

심승욱, 지나간 시간 속에 남겨진 5개의 군상, 압축 단열재, 발포 우레탄폼, 미송 구조목, 비닐, 가변설치, 2024. 김종영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김종영미술관은 오는 27일까지 올해의 '오늘의 작가'로 선정한 심승욱 작가의 개인전 '흐르는 시간 속 지워지지 않는 질문들'을 연다.

심승욱은 포장용 검정 비닐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 그의 작품에서는 근엄함과 무게감이 느껴진다. 조각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설치 작업에 매진했고, 최근에는 풍자적인 회화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명으로 작가에게 어떤 변화가 있음을 감지한다. '지금'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이라는 표현 때문이다.

그동안 심승욱의 작업이 '자기 앞에 등장한 사건 혹은 현상'에 대한 느낌을 형상화한 감상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시간의 흐름에서 비롯된 '기억'이 더해져 '감상기'로 거듭났다.

3층 전시장은 그가 즐겨 사용한 검정 비닐을 주된 재료로 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검정 비닐로 쌓인, 사람일 거 같은 다섯 개의 작품이다. 안이 보이지 않아 어떤 상황인지는 온전히 관람객의 해석에 달려 있다.

반면 1층 전시장은 화사한 분홍색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승리의 여신', '사모트라케의 니케',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와 같은 제목을 통해 작품들이 모두 미술사와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시는 검정과 분홍으로 양분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명확한 게 없다'는 것이다. 2층 전시장의 낯선 작가 인터뷰 영상도 마찬가지이다.

심승욱은 작가 노트에서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현재는 지나간 시간과 다가오는 시간의 사이, 아주 짧은 순간이라는 대단히 평범한 이치를 자각하게 된다"며 "경험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억으로 남겨지고, 잊히고, 결국 새로운 깨달음으로 되돌아보게 된다"고 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