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적인 분위기 속 색의 대비·상호 균형…정은모 개인전
갤러리 바톤서 11월 9일까지…20여년 만에 한국서 개인전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갤러리 바톤은 오는 11월 9일까지 정은모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정은모는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현대미술을 전공하고 줄곧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거주하며 독창적인 기하추상의 영역을 개척했다. 이번 전시는 약 2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하는 전시이다.
정은모의 작품은 화폭에 이식된 건축적 구조 안에서 색의 대비, 상호 간의 균형이 돋보인다. 단색화로 대표되는 동시대 한국 추상의 전개 과정에서 드물게 독자적으로 기하추상의 영역을 개척한 작가가 바로 정은모이다.
정은모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한국을 떠나 생의 대부분을 서구권에서 생활했으나, 작품에서는 색상과 톤, 질감을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동양적인 요소가 강하다.
기하추상과 그 계보를 승계한 1960년대 하드에지 페인팅(Hard-edge painting)이 기하학적 도상의 채색 방식에 있어 비개성적이고 공업적이라면, 그의 작품은 리넨 캔버스의 표면이 붓질을 통해 은은히 드러나고 파스텔톤의 색이 화면에 비중 있게 사용되고 있다.
마치 고려청자의 이차원 표면이 진흙과 채색, 유약과 굽기를 통해 아득한 깊이를 가진 색조를 드러내듯, 정은모의 기하추상은 질서 있고 논리적인 구조의 실현이라는 기존 도식에서 나아가 자신의 경험과 개인적인 성찰, 심상의 결을 보다 부드럽고 정돈된 형태로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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