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술 시장은 아주 창의적…컬렉터들, 매우 중요한 역할"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 인터뷰
"더 헨더슨으로 본사 이전 큰 기대…서울서 계속 좋은 전시"

프랜시스 벨린(Francis Belin)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이 홍콩 더 헨더슨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 걸린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정박한 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세기 및 21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2억1500만 홍콩달러(수수료 포함 2억5062만5000 홍콩달러, 낙찰가 기준 약 365억4700만 원)에 낙찰됐다. 2024.9.26/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홍콩=뉴스1) 김일창 기자 = 크리스티 홍콩이 센트럴 지역의 더 헨더슨 빌딩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립한 아키텍츠의 작품이다.

지난 26일 이 건물에서 만난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인 프랜시스 벨린(Francis Belin)은 "더 헨더슨으로 이전하면서 전시와 행사, 경매 등을 1년 내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기대되는 점"이라고 밝혔다.

벨린 사장은 올해 크리스티 홍콩의 상황에 대해 "상반기까지 90% 이상의 낙찰률을 달성했다"며 "컬렉터들과 대화하다 보면 이 멋진 건물에서 판매와 구입을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월 럭셔리 경매와 11월 아시안 고미술 경매에 나올 아이코닉한 작품들을 많이 확보했고,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좋은 결과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벨린 사장은 한국 컬렉터에 대해 "한국의 예술 시장은 아주 뛰어나며 창의적이라 한국 컬렉터들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며 "대만 컬렉터는 클래식과 모던에 조금 더 치중하고, 중국과 일본 컬렉터들은 넓은 스펙트럼의 컬렉션을 추구한다. 한국 컬렉터들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현대 평면 작품을 추구하나 반 고흐와 샤갈 등 서양미술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계속해서 좋은 전시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2022년 홍콩과 서울에서 열린 '프랜시스 베이컨x아드리안 게니'를 조명한 2인전과 지난해 프리즈 서울 기간에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x앤디 워홀'의 2인전을 개최했다. 올해는 서울 강남구 송은에서 열리고 있는 크리스티 설립자이자 세계적인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의 소장품전을 도왔다.

벨린 사장은 "케이팝과 영화, 드라마 등 한국은 홍콩과 달리 소프트파워가 강한 곳"이라며 "한국 컬렉터와 지속해서 교류하면서 최고 퀄리티의 예술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컬렉터들은 한국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나 역시 그렇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같은날 경매에 오른 김환기 화백의 작품에 대해서는 "임파스토가 없는데도 굵직한 임파스토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테크닉적인 섬세함과 깊이감, 그리고 웅장함이 눈에 많이 띄었다"고 평가했다.

김 화백의 '9-XII-71 #216'은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서 열린 '20세기 및 21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4600만 홍콩 달러(약 78억1940만 원)에 낙찰됐다. 수수료 포함 가격은 5603만5000 홍콩 달러(약 95억5564만 원)이다. 이는 한국 미술품 사상 세 번째 고가이다.

프랜시스 벨린(Francis Belin) 크리스티 아시아 지역 총괄 사장이 지난 26일 홍콩 더 헨더슨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서 열린 이브닝 경매에 앞서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 화백의 이 작품은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 경매가 기준 3위에 해당하는 약 78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2024.9.26/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