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푸른 점화, 신의 세계로 문 열고 들어가는 느낌"

크리스티안 알부 크리스티 부회장 인터뷰 "韓 컬렉터 수준 굉장해"
"아트바젤 홍콩·프리즈 서울, 서로 윈윈 가능…내년에도 대형 전시"

크리스티안 알부(Christian Albu)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부회장이 26일 홍콩 더 헨더슨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 걸린 김환기 화백의 '9-XII-71 #216'에 서 있다. 김 화백의 이 작품은 같은날 열린 이브닝 경매에서 4600만 홍콩 달러(약 78억1940만 원)에 낙찰됐다. 이 가격은 한국 미술품 경매가 기준 3위에 해당한다. 2024.9.26/뉴스1 ⓒ News1 김일창 기자

"마치 인간 세계에서 신의 세계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홍콩=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 26일 오후 홍콩 더 헨더슨 크리스티 홍콩 본사에서 열린 크리스티의 '20세기 및 21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김환기 화백의 1971년 작품 '9-XII-71 #216'이 한국 미술품 경매가 기준 3위에 해당하는 4600만 홍콩 달러(약 78억1940만 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안 알부(Christian Albu)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부회장(20세기 및 21세기 미술 공동대표)은 경매에 앞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화백의 출품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알부는 자타공인 현대미술 전문가로 통한다. 그의 전시 기획 방향성과 네트워크는 크리스티가 미술관 수준의 전시를 개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2년 홍콩과 서울에서 열린 '프랜시스 베이컨x아드리안 게니'를 조명한 2인전과 지난해 프리즈 서울 기간에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x앤디 워홀'의 2인전이 대표적이다. 두 전시 모두 엄청난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이런 그가 김 화백의 작품을 처음 본 순간을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거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알부 부회장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마치 마크 로스코의 작품 앞에 앉아있는 듯했다"며 "그러나 김환기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명상이 아니며, 단순히 자연에 대한 시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그림은 사실 사람들, 친구들, 가족에 대한 향수"라며 "이 모든 것이 하나로 모여 그의 그림은 매우 심오한 유기체가 된다. 친구와 인간과 가족, 자연과 태양과 바다, 하늘과 우주와 별, 함께 한다는 관념에 관한 것이고 감정을 다루는 작품으로 굉장히 시적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컬렉터에 대한 감상도 잊지 않았다. 알부 부회장은 "한국 컬렉터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지식도, 경험도 많다"며 "런던과 파리, 뉴욕 등에 직접 가서 작품을 실제로 보면서 공부를 많이 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교육하는 것보다 그들의 얘기를 듣는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알부 부회장은 아시아의 대표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과 이제 3회째를 막 끝낸 프리즈 서울에 대해서는 "두 페어는 경쟁이 아닌 상호보완 작용을 하는 페어"라며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과 9월에 열리는 프리즈 서울은 시기를 볼 때 1년 내내 아시아에 미술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한쪽만 상승세를 타는 것보다 두 페어가 이뤄내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부 부회장은 내년 프리즈 서울 기간에도 서울에서 대형 전시를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부 부회장은 "이번에 프리즈 서울에 갔을 때 관계자에게 '프리즈 서울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내년에도 서울지사와 같이 최고의 전시를 선보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