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우 "앙코르 않기로 한 합의 깨" vs 세종 "합의 없었다"

게오르기우 "앙코르는 극 흐름 방해…합의 깨 모욕감 느껴"
세종문화회관 "사안의 본질은 왜 앙코르 했나 아닌 소프라노의 무대 방해"

성악가 안젤라 게오르기우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오페라 '토스카' 제작발표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8.3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시오페라단의 '토스카'에서 토스카 역의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안젤라 게오르규·59)의 무대 난입은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오페라단 측이 앙코르를 하지 않기로 한 사전협의를 깼기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이에 세종문화회관 측은 '합의'는 없었다고 맞섰다.

게오르기우 소속사 인터뮤지카는 11일(현지시각) 오페라 전문 매체 '오페라 와이어'에 이날 성명을 내고 "게오르기우가 지난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해명했다.

지난 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 '토스카' 마지막날 공연에서 테너 김재형(51)이 유명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한 후 관객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자 아리아 앙코르를 선보였다. 이때 게오르기우가 무대에 등장해 불만을 제기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는 지휘자를 향해 항의 제스처를 연발하고 "이것은 (오페라) 공연이지 (개인)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하라"(It is a performance, not a recital. Respect me)라고 외치고 들어갔다. 또한 공연 직후 커튼콜에서도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에 대해 인터뮤지카는 "게오르기우는 공연 설정 밖에서 앙코르를 하면 오페라의 서사적 흐름이 방해받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우의 앙코르 방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이 세종문화회관 측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성명은 게오르기우의 무대 난입에 대해 "(공연 중 앙코르를 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있었으나 2막 직전 지휘자는 게오르기우에게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아리아에 대한 앙코르를 제안해 게오르기우는 공연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거부했다"며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테너의 3막 아리아에선 (게오르기우 뜻이) 존중되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게오르기우는 이를 개인적인 모욕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우의 돌발 행동에 관객들은 그의 행동이 한국 관객을 무시한 처사라며 질타했다. 일부는 환불까지 요구했다. 오페라계 역시 '이따금 있는 관행'에 대해 게오르기우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오페라단은 게오르기우 측에 항의하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다만, 인터뮤지카는 "게오르기우는 일련의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수년간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온 한국 관객에게 존경과 사랑을 표명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의 본질은 '왜 앙코르를 했는가'가 아니라 게오르기우가 3막에서 공연 진행을 방해함으로써 관객의 공연 관람권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게오르기우 소프라노가 개인 매니저를 통해 본인을 포함해 전 출연자의 앙코르가 없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통역에게 문자로 전달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합의'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다만, 게오르기우 본인에 대한 앙코르 거부 의사는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앙코르 진행 여부는 지휘자에게 속한 권한으로 소프라노 1인의 희망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은 아니다"며 "본인의 앙코르 외에 나머지 성악가들의 앙코르에 대한 결정권까지 소프라노가 가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소프라노의 앙코르에 대한 철학과 의견이 수용되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가 필요했다면 공연 방해가 아닌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밝혔다.

또한 "인터뮤지카 측에 한국 관객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으나 아직 그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했다"며 "현재 인터뮤지카 측과 관련 상황에 대한 상호 확인과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acenes@news1.kr